[르포] "내가 투표한 옷이 출시된다"… 무신사 시즌 프리뷰 가보니

연희진 기자 2023. 9. 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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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에 있는 무신사 테라스 성수에서 '24 S/S 무신사 시즌 프리뷰' 행사가 열렸다. /사진=무신사
서울 성수동에 패션업계의 '프로듀스101'이 열리고 있다. 2024년 봄·여름(S/S) 시즌 출시 전 주력 제품 샘플을 선보이고 소비자 선호도를 조사한다. 소비자 투표를 통해 많은 득표를 한 샘플의 경우 2024 S/S 컬렉션으로 나오게 된다. 패션업체는 소비자 반응을 미리 확인해 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소비자는 내년 패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무신사 테라스 성수, 스퀘어 성수 1·2·3호점과 온라인에서 '24 S/S 무신사 시즌 프리뷰'(시즌 프리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즌 프리뷰는 입점 브랜드의 내년 봄·여름 시즌 트렌드 상품을 고객의 참여로 선정하는 온·오프라인 행사다. 일반적으로 신상품 출시 전 샘플을 내부에서 평가한다. 외부에 공개해 소비자 투표를 받는 행사는 업계 최초다.

핵심 패션 트렌드가 적용된 발매 전 의류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무신사
15일 찾은 시즌 프리뷰 행사장은 실험적인 편집숍 분위기였다. 무신사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30개가 참여했다.

이 브랜드들 대부분은 기존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적용한 의류를 선보였다. 내년 S/S 시즌 핵심 트렌드 키워드인 ▲소프트 유틸리티 ▲데님 온 데님 ▲아티셔널 터치 ▲그런지 리바이벌 ▲리파인드 캐주얼 ▲스포츠케이션이 적용됐다. 각 아이템에는 어떤 트렌드 키워드가 적용됐는지 태그(tag)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발매를 원하는 상품에 직접 투표할 수 있다. /사진=연희진 기자



30개 브랜드 샘플에 투표→발매… 업계 첫 실험


이곳을 방문하면 30개 브랜드 샘플 중 발매 희망 상품에 투표할 수 있다. 희망 상품이 다수일 경우 복수 선택도 가능하다. 각 아이템에 대한 코멘트도 남길 수 있다.

시즌 프리뷰 현장에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쇼핑하듯이 의류를 살펴보고 진지한 눈빛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20대 최씨는 "평소에 관심 있는 브랜드들의 출시 전 상품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며 "내가 투표한 옷이 실제로 발매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프제이슨의 블록코어 스타일 상의(왼쪽)와 디그레의 서커스 실크 하프 슬리브 셔츠. /사진=연희진 기자
도프제이슨은 대표 상품으로는 '워싱레더 트러커 재킷'을 내놨다. 그런지 리바이벌 트렌드에 맞춰 절개라인에 수작업 핸드워싱을 해 빈티지한 분위기를 살렸다. 그런지 리바이벌은 더티페인팅, 디스트로이드 디테일 등 찢어지고 낡아 보이는 분위기를 뜻한다. 가죽 전문 브랜드지만 축구 유니폼을 연상케 하는 블록코어 스타일 상의도 선보였다.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 유니폼 스타일의 의류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스포츠케이션 트렌드를 염두에 둔 것.

디그레는 모던하고 심플한 의류를 주로 선보이지만 이번에는 아티셔널 터치 트렌드를 녹여내 기존 디자인과 다른 제품을 내놓는 시도를 했다. 아티셔널 터치는 니트, 주름, 프린지로 대표되는 코티지코어 스타일이다. 코티지코어는 전원생활의 포근함을 떠올리게 하는 패션을 말한다. '서커스 실크 하프 슬리브 셔츠'는 '숲속에서의 서커스'를 표현한 셔츠로 100% 실크 소재를 사용해 선명한 색채와 광택을 살렸다.

프렌다의 사이드 리본 스커트(왼쪽)과 나체의 보랏빛 데님 아이템들. /사진=연희진 기자
프렌다는 편안함과 스타일리시함을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이번에는 기존보다 포멀한 무드로 연출하되 유틸리티 요소를 더했다. '사이드 리본 스커트'는 나일론 소재의 스커트로 허리 리본 디테일이 포인트다.

나체는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미를 추구하는 브랜드다. 이번 시즌 프리뷰에서는 우울과 낭만이 섞인 저녁의 보랏빛 하늘을 표현하고자 했다. 대표 상품은 '웨이비 심 라인 데님 재킷'으로 데님 아이템을 내세웠다. 꾸준히 인기를 얻는 데님은 내년 셋업 위주의 구성과 함께 그런지 무드의 워싱, 스크래치 디테일 등의 시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봄·여름 패션 트렌드를 소개하며 핵심 키워드가 적용된 의류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무신사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패션업계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입점 브랜드의 신상품 기획부터 생산, 마케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상품 기획 인사이트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브랜드가 실험적인 상품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자 패션 기업으로는 최초로 운영하는 장기 프로그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트렌드 분석 세미나 ▲트렌드 인사이트를 반영한 샘플 제작 지원 ▲전문가 품평회 ▲시즌 프리뷰 ▲마케팅 지원 ▲상품 발매 등으로 이뤄진다. 무신사는 매년 봄·여름과 가을·겨울 시즌에 맞춰 정례화할 계획이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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