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 롯데행...기대와 우려 공존하는 '최강야구' 정현수
정현수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자이언츠에 지명됐다. 최강야구에 등장하는 선수 가운데 정현수 뿐만 아니라 내야수 황영묵(연천 미라클), 고영우(성균관대)도 각각 한화이글스(4라운드 31순위), 키움히어로즈(4라운드 39순위)에 지명됐다.
역시 관심은 정현수에게 쏠린다. 역대 최강야구 출신 선수 중 지명순위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선 최강야구에서 활약한 포수 윤준호와 내야수 류현인이 각각 두산베어스(5라운드 전체 49순위), KT위즈(7라운드 전체 70순위)에 뽑힌 바 있다.
정현수는 신인드래프트 전부터 상위 지명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최강야구와 별개로 대학야구에서 정상급 투수로 이름을 떨쳤다. 최종 지명 순위는 2라운드였지만 1라운드 하위픽 지명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었다.
2021년 12경기에 등판해 6승 1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19경기에 나와 10승 1패, 평균자책점은 3.58의 성적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았지만 83⅓이닝 동안 탈삼진을 129개나 잡았다. 올해는 11경기에 등판, 4승 2패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42⅔이닝을 던져 75탈삼진을 빼앗았다.
정현수의 강점은 왼손투수인데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특히 타자의 허를 찌르는 낙차 큰 커브는 강력한 주무기다. 탈삼진 대부분을 커브로 빼앗는다. 올해 9이닝 당 평균 볼넷 허용이 3.59개일 정도로 제구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일부 롯데팬은 방송 효과를 받아 정현수의 실력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 1년 밖에 안돼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지난해 최강야구 출신 신인 선수들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정현수는 장점만큼 약점도 분명하다. 체격이 작은 편인데다 빠른공 구속도 140km 초반에 불과하다. 150km대 강속구를 던지는 고졸 투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구속에 대한 아쉬움이 분명 있다. 게다가 정현수는 2022년 대학선수로는 이례적으로 83⅓이닝을 던졌다. 13일동안 567구를 던진 것을 놓고 혹사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정현수는 대학선수다. 프로에 올라가자마자 즉시전력감임을 증명해야 한다, 롯데가 정현수를 뽑은 이유는 명확하다. 팀에 부족한 왼손 불펜진에 힘이 돼달라는 뜻이다. 롯데는 고질적인 좌완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롯데 마운드에서 활약한 좌완은 김진욱과 지난 5월 KT위즈에서 트레이드 된 심재민 정도다. 그나마 심재민은 나름 기대에 부응했지만 김진욱은 평균자책점이 5.86이나 될 정도로 아쉬움이 컸다. 특히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현수는 롯데 입장에서 필요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그가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롯데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다. 정현수는 대연초-부산중-부산고를 다녔다.
정현수도 롯데가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현수는 지명 후 인터뷰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몇 순위 안에 드는 것 보다는 무조건 뽑혔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그래야 또 프로에서 뛸 수 있다는 생각만 했다”고 덧붙였다.
정현수가 모든 논란과 우려를 뒤로 하고 과연 ‘최강야구’에서 발휘한 실력을 프로 무대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 내년 프로야구의 흥미로운 볼거리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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