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aT 사장 “글로벌 김치의 날 제정 확산 기대”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K-푸드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 확대에 기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취임 2년 6개월을 맞은 그는 그동안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신념으로 국내외 농수산식품 산업 현장을 직접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전념했다.
김 사장은 “식량 위기 시대에 식량안보를 굳건히 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해 먹거리 분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에 앞장섰다”며 “영양이 풍부한 우리 수산물을 통해 탄소 네거티브 실현을 이루는 초석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탄소 네거티브는 배출되는 탄소보다 더 많은 양을 제거해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aT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어업을 육성하겠다는 각오다. 다음은 일문일답.
―먹거리 분야 탄소중립을 위한 aT의 노력을 전한다면.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먹거리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를 차지한다. aT는 생산-유통-가공-소비에 걸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그린푸드데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저탄소․친환경 인증 농축산물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로컬푸드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또 가공 처리 시 버려지는 농수산식품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잔반 없는 식사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식생활 개선 운동이다. 2021년 7월 이후 전국 34개 행정․교육기관, 광역자치단체 등 국내외 30개국 530여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큰 것 같은데 현지의 반응은.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시가 앞장섰고, 캄보디아 농림수산부, 세계한인무역협회, 중남미한국식품연합회 등 여러 기관 및 단체와 저탄소 식생활 실천 확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영국·독일·프랑스·체코·오스트리아 등 유럽의 유력 식품 바이어와 뜻을 모았다. 중국과 대만의 거점도시 대표기업 등도 저탄소 식생활 ESG 실천 운동에 동참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탄소중립 실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김치의 날 제정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과를 전한다면.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제고와 세계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김치의 우수성은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널리 알려졌다. aT는 2020년 국내에서 제정된 김치의 날(11월 22일)을 전 세계로 확산하기 위해 워싱턴DC,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 하와이주 등 미국에서 김치의 날을 공식 기념일로 제정하는 데 앞장섰다. 이어 브라질 상파울루시, 아르헨티나, 영국 킹스턴어폰템스 왕립구에서도 김치의 날이 제정됐다. 몽골, 북미 등에서도 제정 확산 움직임이 일고 있어 글로벌 김치의 날 제정 릴레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 4주 기준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7.2% 상승한 1억500만 달러(약 1392억 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aT는 김치 조리법 개발 등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펼친 것과 김치 가공품 등 다방면의 지원이 김치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11년 280만 달러에 그쳤던 미국 내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2910만 달러로 급증했다. 김 사장은 “김치의 세계적 인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며 “김치의 맛과 우수성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김치의 날 제정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치 외에도 K-푸드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 목표를 135억 달러로 정하고, 지난 2월 ‘K-푸드 수출 확대 추진단’을 출범했다. 사장이 직접 단장을 맡아 현장 중심의 수출지원 강화 총력을 기울이는 등 해외 현장 세일즈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중국 소비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최대 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해 차별화된 맛과 트렌디한 포장디자인을 내놓았다. 2030세대의 요구를 반영하고 제품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면 수출 확대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 △물류비 폐지 대응에 따른 수출경쟁력 확보 △물류 기반 강화 및 수출시장 다변화 △온라인 시장개척 등의 노력을 통해 K-푸드 수출 확대에 만전을 기하겠다.”
―미래 식품산업으로 푸드테크가 급부상 중인데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면.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융복합되면서 식품의 제조·생산·가공·유통·소비 전 분야에 걸쳐 푸드테크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2020년 세계 푸드테크시장 규모는 약 5542억 달러로 매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도 61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aT는 국내 농업기관 최초로 푸드테크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이러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의 핵심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으로 푸드테크 육성을 통해 친환경적 농업생태계를 구축하고 기후 위기와 식량안보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복안을 전한다면.
“지난해 확대 오픈한 공공 급식 통합플랫폼과 화훼공판장 온라인 매매 및 이미지 경매 등을 적극 추진한 결과 실적도 함께 성장했다. 특히 농식품 데이터 거래 및 유통 활성화를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인 KDX(Korea AgroFood Data eXchange)를 통해 464종의 데이터를 개방해 현재 2554개 기업이 이용 중이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농넷) 구축 등 디지털 전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aT의 역할은 무엇인가.
“집중호우, 폭염, 태풍,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 대내외적으로 채소류와 곡물 가격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소비자물가 체감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단기적인 수급 불안정 해소와 중장기 수급 안정 대책을 동시에 마련해 추진 중이다. aT는 단기 수급 안정을 위해 수매 및 수입 비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 동향 등 수급 상황을 고려해 비축농산물을 적기에 방출함으로써 소비자 물가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곡물 생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농넷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제적 수급 조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식량자급관리단을 신설해 국산 밀, 콩의 생산 확대를 지원하고 소비 촉진을 통해 수요증대 및 생산 확대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서민 생활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조지윤 기자 geor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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