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슈퍼컴 성능 세계 1위…美 반도체 제재 받을까봐 감추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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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1위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이를 감추고 있다는 미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발 반도체 수출 통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슈퍼컴퓨터 생산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철저한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을 수립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슈퍼컴퓨터 기술이 핵무기나 국가 보안시스템 개발에 필수적인 만큼 모든 권한을 사용해 미국 기술의 중국 이전을 막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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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사스케일급 컴퓨터 3대 운영, 글로벌 명단서 빠졌다"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국이 세계 1위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이를 감추고 있다는 미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발 반도체 수출 통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슈퍼컴퓨터 생산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철저한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을 수립했다는 분석이다.
잭 동가라 미 테네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14일 보도된 홍콩 사우스차이나포스트(SCM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이 엑사스케일급 컴퓨터를 3대 정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동가라 교수는 2021년 컴퓨터공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엑사스케일급 컴퓨터 워크숍에 참석한 동가라 교수는 "중국 과학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컴퓨터에 대해 꽤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중국이 이런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벤치마크(성능검사)를 실시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기존에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엑사스케일급) 구성과 기능을 실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아이디어를 확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엑사(E)는 100경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접두사로, 1초에 100경번 연산할 수 있는 차세대 슈퍼컴퓨터를 엑사스케일급으로 분류한다. 엑사스케일급 컴퓨터는 현재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만 1대를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중국이 총 3대의 엑사스케일급 컴퓨터를 운용하고 있다면 단숨에 세계 최다 보유국에 등극한다는 게 동가라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나 중국은 엑사스케일급 개발 성공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지난 6월 독일 함부르크 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 2023)가 발표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집계 리스트인 '톱 500'(the Top500 list)이 가장 최신 순위인데 여기에서도 중국산 엑사스케일급 컴퓨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미 에너지부의 후원을 받는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프론티어'가 유일한 엑사스케일급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가 후지쯔와 공동개발한 '후가쿠'가 이름을 올렸는데 성능은 1초당 110경번 연산이 가능한 프론티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동가라 교수는 최근 글로벌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에서 중국 엑사일급 컴퓨터가 자취를 감춘 건 미국의 무역제재를 우려한 중국 정부가 자국 컴퓨터를 의도적으로 누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위 컴퓨터를 보유하면 뉴스가 돼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중국이 해외에서 관련 장비를 들여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의 슈퍼컴퓨터 기술이 고도화되자 미국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방과기대가 개발한 슈퍼컴퓨터 '톈허2호'가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타이탄'을 제치고 2013년 톱500'에서 1위에 오르자 미 상무부는 2년 뒤인 2015년 톈허2호에 사용되는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수출을 금지했다.
2021년에는 중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개발에 참여한 슈퍼컴퓨터 기업 7곳이 미 상무부 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이들 기업은 정부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돼 미국산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슈퍼컴퓨터 기술이 핵무기나 국가 보안시스템 개발에 필수적인 만큼 모든 권한을 사용해 미국 기술의 중국 이전을 막겠다고 밝혔다.
동가라 교수는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가장 많은 슈퍼컴퓨터를 생산하는 국가"라며 "중국에서 조립된 슈퍼컴퓨터는 전 세계로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슈퍼컴퓨터 구축 사업은 노동 집약적인 데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국가간 협력을 강화해야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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