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정우성이 왜 거기서 나와?" 깜짝 카메오 행보 화제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정우성이 왜 거기서 나와?"
올해 초 개그맨 박성광의 연출 데뷔작 '웅남이'에서 예상치 못한 배우가 등장,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역할도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멧돼지'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흥미를 자극했지만, 이를 무려 대한민국 대표 미남 스타 정우성이 연기하며 대반전을 선사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우성의 서프라이즈 카메오 행보는 시작에 불과했다. '웅남이' 이후 올여름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에,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장식할 '거미집'(감독 김지운)까지 세 편이나 특별출연했다.
특히나 정우성은 오랜 시간 충무로를 이끌고 있는 주연 배우로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으며,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바. 게다가 올해는 본인의 장편 연출 데뷔작 '보호자'를 선보이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특별출연에 진심인 모습으로 감동마저 선사,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데뷔 30년 차임에도 '웅남이' 속 멧돼지 변신뿐만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역할들을 자처하며 여전히 연기에 목말라 있는 초심과 열정을 엿보게 했다. '달짝지근해: 7510'에선 뱀에 물려 그야말로 '꼴까닥'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고, 이번 '거미집' 역시 못지않은 파격적인 모습으로 신선한 충격을 자아낸다. 주인공인 김감독(송강호) 스승인 신감독으로 깜짝 출연해 연출자의 광기를 표출하며 극에 쫄깃함을 살렸다. 정우성의 꽃미남 이미지가 상반된 캐릭터와 만나 오히려 색다른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며, 반전을 극대화하는 묘미를 톡톡히 제공했다.
이처럼 정우성은 남다른 존재감으로 작품의 완성도에 한몫한 것은 물론 자신의 필모그래피와 철저하게 구분 짓는 카메오 활약으로 새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케 했다. 극과 극 연기 변신에 관객들에게도 풍성한 즐거움을 유발한 정우성이다.
그는 짧은 분량 출연에도 제 작품처럼 임하며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웅남이' 박성광 감독은 정우성에 대해 "'망가져야 할 텐데 설마 나와주시겠어?' 싶었다. 오히려 정우성이 코미디 영화는 웃기게 찍어야 한다고, 망가져 주셨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말이다. 연구도 정말 많이 해오셨다. 8가지 버전으로 직접 준비를 해오신 거다. 이 중 세 가지 버전으로 촬영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거미집' 주연 송강호 역시 "정우성은 뭐, 이번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매번 어떤 작품이든 정우성처럼 그렇게 열정적으로 연기를 임하는 배우는 드물다고 본다. 또 '거미집' 촬영 당시가 정우성이 본인 주연작을 한창 촬영하고 있을 때였다. 지역도 굉장히 남쪽에서 촬영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이 한달음에 달려와서 이틀 동안 열정적으로 연기했다.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고맙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무엇보다 특별출연은 순전히 '의리'에 의한 선택이기에, 정우성의 행보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다. '웅남이' 주연 박성웅은 "카메오 캐스팅에 대한 스태프들 투표 결과, 만장 일치로 정우성을 원했다. 근데 정우성이 다른 사람에게 이 상황을 전해 듣고, 먼저 '엑스트라 한 명 필요하다면서요? 제가 갈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연락을 준 거다. 역시 멋있는 사람은 말도 참 멋있게 한다. 박성광 감독부터 모두가 '만세'를 불렀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힌 바 있다.
'달짝지근해 7510'은 2019년 '증인'에서 호흡을 맞춘 이한 감독, '거미집'은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함께 일한 김지운 감독에 대한 의리로 출연했다는 후문이다.
연이은 특별출연에 대해 정우성은 '보호자' 인터뷰 당시 직접 밝히기도. 그는 "제가 출연하는 작품들은 전적으로 사적인 관계성을 다 배제하고 선택하는데, 이상하게 특별출연 제안은 거절을 못 하겠다. 카메오는 그 자체로 사적인 감정으로 연결되는 부탁이고 '얼마나 고심 끝에 나에게까지 연락이 왔을까' 감안하다 보니 덜컥 겁 없이 하게 되더라. 근데 잠깐 나오더라도 민폐가 되면 안 되니까, 놀다 가면 안 되니까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은 "정우성이 이전에 함께했던 감독님, 친분이 있는 배우분들과 인연이 닿아 좋은 작품에 연달아 카메오로 출연하게 됐다. 정우성은 좋은 영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흔쾌히 함께한다는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 속 하나의 재미가 된 것 같아 정우성도 소속사도 다들 기분 좋게 보고 있다"고 출연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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