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구조조정 美 씨티그룹, 살생부 시작됐다

이소현 2023. 9. 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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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등을 위해 20년 만에 구조조정에 착수한 씨티그룹이 감원을 위해 이른바 살생부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3대 은행인 씨티그룹의 구조조정 착수와 관련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조직 개편 발표 후 정리해고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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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라이언스 및 리스크 관리 부문 대상"
"중복된 기능 및 시스템 담당들 해고 위기"
직원 24만명…경쟁사 대비 직원 수 많은편
감원 방침에도 수익 창출 사업부는 유지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등을 위해 20년 만에 구조조정에 착수한 씨티그룹이 감원을 위해 이른바 살생부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씨티그룹 로고(사진=로이터)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3대 은행인 씨티그룹의 구조조정 착수와 관련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조직 개편 발표 후 정리해고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해고될 가능성이 큰 직군은 컴플라이언스 및 리스크 관리 지원 부문으로 알려졌다. 컴플라이언스 및 리스크 관리 지원은 이른바 준법감시 혹은 준법경영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업무 전반에 관련된 법규를 잘 지킬 수 있도록 미리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씨티그룹은 최근 몇 년간 규제 당국의 요구대로 내부 통제 및 규정 준수를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해왔는데 여전히 중복된 기능 및 시스템을 담당하는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 이들이 해고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졌다.

감원 문제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씨티그룹 관리자들이 이미 직원들과 해고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에선 퇴사를 논하는 일대일 회의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이러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수익 창출을 담당하는 사업부서는 인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창출 사업을 감독하는 임원들에겐 관료주의를 줄이고 수익 창출 활동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이번 조직 개편 사항을 설명하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씨티은행 지점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다.(사진=로이터)

올해 2분기 말 기준 씨티그룹 직원 수는 24만명에 달한다. 이는 미국 내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직원 수 21만6000명와 4위인 웰스파고의 직원 수 23만4000명과 비교하면 3~11%가량 많다.

감원 규모는 명확하지 않지만,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전 직원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매우 재능 있고 열심히 일하는 동료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구조조정을 시사하면서 “이번 감원을 통해 성과 창출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은 전날 조직 단순화와 감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경쟁사인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자산 규모가 큰 은행이지만, 이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따라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씨티그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조직을 단순화하면 회사의 최우선 과제인 혁신 실행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씨티그룹은 기존 2개 대규모 사업부를 5개로 분할했으며, 중간 관리 직급을 없애고 프레이저 CEO에 직접 보고하게 해 CEO의 직접적인 통제 권한을 강화키로 했다. 북미 외 다른 지역의 리더 역할도 축소할 예정이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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