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빅테크 감원 칼바람… “채용 인원 줄이니 채용 조직도 줄여”
메타, 아마존도 채용 담당 조직부터 규모 줄여
공식 구조조정 뿐 아니라 업무 재배치로 퇴사 유도
국내에도 영향 미칠지 ‘주목’
글로벌 IT 기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초 대규모로 인력을 감축했던 구글이 또 다시 칼을 꺼내 들었다. 전사적으로 채용 규모가 축소되면서 직원 채용 조직 규모 자체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각)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옹 구글 채용 담당 부사장은 “채용 조직 규모를 대폭 축소할 예정”이라며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올해 (구조조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향후 몇 분기 동안의 채용 규모를 고려할 때 옳은 일이라 판단했다. 채용 조직 축소와 관련된 직원들은 이날부터 이메일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구조조정과 더불어 당분간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채용 조직 규모를 얼마만큼 감원할지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감원 규모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1월 전체 정규직 직원의 6%에 해당하는 1만2000여명의 직원들을 해고하기로 한 바 있다. ‘인재 제일 원칙’을 내세웠던 구글이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해고했다는 사실은 업계에 충격을 줬다. 그 이후에도 구글은 좀처럼 채용을 늘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고용 속도를 계속해서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채용 조직 인력 감축과 관련해 “채용이 둔화됨에 따라 채용 담당자의 업무량이 감소했다”며 “전체 채용 속도를 의미 있게 늦추는 동시에 최고의 공학 및 기술 인재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직원 수는 2022년 말 기준 19만234명에서 지난 6월 말 18만1798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구글 뿐 아니라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작년보다도 감원 규모를 늘린 상황이다. 아마존은 올해 초 1만8000개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때 사라진 일자리들은 대부분 채용 또는 소매 팀이었다. 올 3월에는 9000명을 추가로 해고했고, 올 4월에는 100명 이상의 게임 분야 직원들이 해고됐다. 아마존의 경우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 대신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아오면서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을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호황을 누렸지만, 이 기간에 사람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채용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은 경기가 둔화하면서 직원 수준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메타는 작년 가을에 1만1000개의 일자리를 줄였는데 지난 3월 비용 절감을 위해 추가로 1만명의 직원을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첫 번째 구조조정은 채용팀에 영향을 줬고 4월 말에는 기술팀을, 5월 말에는 비즈니스 그룹을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티파이 역시 인력의 6%인 9800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실행해나가고 있으며 세일즈포스도 직원 8000명,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정리해고 뿐 아니라 인사와 업무 재배치 등으로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는 방식의 감원도 이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어도비, IBM 등 테크 기업들이 공식적인 구조조정 대신 업무 재배치 등을 통해 직원 스스로 퇴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조정 칼바람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글코리아도 올해 초 본사가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한 바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한국 지사인 AWS코리아는 지난 5월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메타코리아도 일부 직군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도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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