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국 생산·소비 개선…경기 바닥 쳤나(종합)

김겨레 2023. 9. 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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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생산 4.5%·소비 4.6%↑…시장 전망 웃돌아
물가·수출입 등 8월 지표 일제히 개선…반등 기대↑
"中경기 비관론 정점 지나…침체 깊어지지 않을 듯"
부양책도 지속…지준율 25bp 내려 유동성 공급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의 8월 생산과 소비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어 반등했다. 물가 및 수출입 등을 포함해 8월 경제지표가 일제히 개선되면서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中 8월 생산·소비 모두 전월대비 개선…시장 예상도 상회

중국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위치한 중국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8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대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월치인 3.7%와 시장 예상치인 4.0%를 모두 웃돌았으며, 지난 4월 (5.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생산은 공장·광산·공공시설 등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으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과 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8월 소매판매 역시 4.6% 증가해 전월치인 2.5%와 시장 예상치 3.0%를 상회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로서 내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과 외식 소비가 늘어난데다 중국 당국이 올 하반기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다양한 소비 촉진책을 내놓은 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8월의 실업률은 5.2%로 전월(5.3%)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7월에 이어 이달에도 청년(16~24세) 실업률 등 연령별 실업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6월 청년실업률은 21.3%를 기록해 6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1~8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3.2% 증가에 그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2.9%)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치(3.4%)와 시장 예상치(3.3%)도 밑돌았다. 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0.26%에 머물러 다른 지표에 비해 증가세가 더뎠다. 특히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이 8월까지 누적 기준 8.8% 감소해 부동산 시장 침체를 재확인했다. 고정자산투자는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국민경제의 회복이 가속화되고 생산과 공급이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수요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고용이 안정되는 등 8월 주요 경제지표가 소폭 개선되고 긍정적인 요소가 축적됐다”고 자평했다.

8월 지표 일제히 반등…‘기준금리 예고편’ MLF 금리 동결

중국 인민은행. (사진=AFP)

이달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전월대비 개선되면서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솔솔 나오고 있다. 앞서 공개된 8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대비 0.1% 상승했다. 전월 마이너스에서 상승 전환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했다. 8월 수출액과 수입액도 전년대비 각각 8.8%, 7.3% 감소해 두자릿수 감소세에서 탈출했다.

딩 슈앙 스탠다드차티드 중화권 및 북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8월 지표는 중국 경제가 지속적이고 더 깊은 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아마도 중국 경기 비관론의 정점은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제지표 발표 직후 홍콩에 상장된 중국주식지수는 1.6% 상승했으며 역내 위안화 가치도 0.5% 뛰었다.

중국 정부도 꾸준히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이날도 ‘돈풀기’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2.50%로 동결했지만,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했다. 20일 발표하는 사실상 기준금리 대출우대금리(LPR)를 낮추는 대신 지준율을 인하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통상 LPR 금리 조정에 앞서 MLF를 조정한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중국 금융권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약 7.4% 수준으로 낮아졌다.

마르코 선 MUFG은행 수석 금융시장 전략가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중국의 통화정책은 더욱 완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인민은행이 올해 MLF 금리를 20bp(1bp=0.01%p) 더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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