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전투기공장서 스텔스機 ‘실물영접’…러 “협력 가능성 모색”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9. 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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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정상회담 이후 극동지역 ‘무기순례’
첨단전투기공장서 조립 중 기체 탑승도
金, 블라디 인근 즈베즈다조선 방문할듯
쇼이구 러 국방 만나 핵잠수함 오를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의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방문해 공장 관계자로부터 기체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극동지역 하바롭스크 주의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둘러보며 무기 순례를 본격화했다.

이날 스푸트니크통신은 김 위원장이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와 함께 공장에서 수호이(Su) 수퍼제트100(SJ-100) 여객기와 Su-35·Su-57 전투기 등이 생산되고 있는 조립공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Su-35 전투기의 시범 비행도 참관했다고 전했다.

보도사진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은 조립 중인 전투기에 직접 올라타 관련 책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공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한미에 비해 절대적 열세에 놓인 공군력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형화기를 비롯한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대북제재 위반이라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살펴본 전투기 가운데 Su-35는 한국의 KF-21 ‘보라매’와 같은 4.5세대급이며, Su-57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기체로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주력 전투기종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의 유리 가가린 공장에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북한 공군은 4세대 전투기인 미그(MiG)-29를 약 40대 갖고 있는데, 대북제재로 인해 성능개량은 물론 일상적인 정비나 부품교체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나마 전투력을 갖춘 미그-29 기체들은 평양 상공 방어를 위해 집중 배치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러시아측은 북한과 항공기 제조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북러정상회담을 통한 양국 간 무기 거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대북제재 무력화 우려를 감안해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만투로프 부총리는 “우리는 북한 지도자에게 우리의 주요 항공기 생산 시설 중 하나를 보여줬다”면서 “우리는 항공기 제작과 다른 산업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만투로프 부총리는 산업통상부 장관을 겸하며 항공 분야도 관장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서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조선소 등을 살펴본 뒤 전용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약 1150㎞ 떨어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방문하고, 극동지역 최대 교육·연구 시설인 극동연방대학교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극동연방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볼쇼이카멘에 위치한 즈베즈다 조선소를 시찰했다. 이 조선소는 러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췄고 핵추진 잠수함 수리와 현대화 작업에 특화된 시설이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전후로 이곳에 들러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조선소를 둘러보고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핵잠수함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한국에 기항한 미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에 올랐던 것을 염두에 둔 북러 양측의 ‘핵잠시위’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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