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정치인=정신병자'는 혐오 표현"...천하람 "손가락 아닌 달 봐야"

원다라 2023. 9. 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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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을 '정신병자'로 표현한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의 지적에 "행간을 봐 달라"고 해명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전날 천 위원장의 표현이 "'정신질환=부정적 정치인'이라는 그릇된 편견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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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지도자들, 국민이 보기에 정신병자"
김예지 "차별 고착화하는 경우 혐오 표현"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3월 2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출근길 지하철 시위 현장에서 무릎을 꿇고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국회의원을 '정신병자'로 표현한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의 지적에 "행간을 봐 달라"고 해명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전날 천 위원장의 표현이 "'정신질환=부정적 정치인'이라는 그릇된 편견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굳이 따지면 제가 국회의원을 비하했다라고 하면 받아들이겠지만, 제가 정신질환을 가진 국민을 비하했다라고 보기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라며 "행간을 좀 고려해 주시고, 이게 어떤 손가락이 아닌 달을 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전날 김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109명에게 신간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를 보냈다. 책과 함께 동봉한 편지에서 천 위원장은 "자칭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서로 골수 지지층을 모아 해괴한 빨갱이 논쟁과 친일파 몰이, 남 탓이나 하고 있으니 정상적인 국민이 보기에 정신병자들이 아니면 무엇이겠나"라고 썼다. 이어 "최근 지인이 읽어보라며 이 책을 한 권 줬는데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국민이 우리를 보는 눈이 얼마나 차가운지 다시 한번 새겨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현재의 정치적 상황이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럴수록 정신질환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책 제목과 내용을 인용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썼다.

이어 "(천 위원장의 해당 편지는 정신질환에 대해) 아무런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국민들께 '정신질환=부정적 정치인'이라는 편견적 이미지를 고착시킬 뿐"이라며 "이미 언론 등으로부터 무분별한 편견과 추측으로 인해 고통받고 계신 분들에게 크나큰 상처만 될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또 "(천 위원장은 해당 글이) 왜 혐오 표현인지 모르시는 것 같아 말씀드린다"며 "같은 말이라고 하더라도 자나 소수자를 향할 때, 특히 소수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나 편견이 담긴 동시에 이들이 겪는 차별을 고착화하는 경우 혐오 표현이라고 한다"고 부연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같은 당 의원 109명에게 보낸 신간 '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페이스북 캡처

천 위원장이 의원들에게 보낸 책은 동아일보 기자가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한 책이다. 저자는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누군가는 '당신들은 정말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국회가 아닌 정신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다를 것은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하던 국민의힘도 김건희 여사 문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고 밝혔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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