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사랑해, 결혼하자'며 성희롱, 성추행 해놓고 '꽃뱀 아니냐'는 사장
저는 20대 중반의 취업준비생입니다. 아직 취업에 필요한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경제적으로 마냥 부모님께 의존할 수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 집과 가까운 곳에서 새로운 카페가 오픈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습니다. 새로 오픈하는 카페면 직원들도 전부 새로 뽑기 때문에 텃세도 없고, 다른 곳보다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는데요. 게다가 테이크아웃 전문점 카페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아서 더 좋더라고요. 면접을 본 후 바로 출근을 결정했습니다.
첫 출근을 해서는 같이 뽑힌 또래 여자 아르바이트생들과 같이 사장님께 교육을 받으며 일을 했어요. 여느 아르바이트와 다름없는 무난한 곳이기에 무탈하게 용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교육이 끝나고 정식 근무에 들어갔는데요.
단 둘만 근무하자 시작된 30대 사장의 성희롱
사장님과 단 둘이 근무 중인데 갑자기 저에게 '전 여자친구가 가슴성형을 했었는데 만져보면 보형물 느낌이 엄청났다.'며 '수술한 가슴을 만져본 적 있냐?'고 하더라고요.
모든 20대 여자 알바생들에게 성희롱 일삼은 사장
"남자 손님들에게 커피 가져다 드리면서 애교도 떨고 해라." (카페 사장 A 씨)
당시 코로나19가 한창 유행 중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위생상 쓰는 모자 외에도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다 가리고 일하는 게 기본적인 근무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은 계속 손님이 오면 마스크와 모자를 벗으라고 하면서 '손님들이 너희 얼굴 보고 더 많이 와야 된다'고 하는 거예요.
'사랑해 결혼하자'…사장이 근무 중 구애까지?
근무 중 벌어진 성추행…이후 위협적인 언행까지
제가 더 불쾌했던 건 사장님의 성희롱이 말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앞치마를 고쳐 매어 주는데 그 빈도가 너무 잦아졌습니다.
팔뚝을 만지며 '팔뚝이 말랑말랑하다'고 한다든지 '싫다'고 하는데도 어깨를 주무르더라고요. 그러다가 점점 수위가 세져서 한 날은 뒤에서 저를 껴안고 얼굴을 들이밀며 뽀뽀를 시도했습니다. 단 둘이 있는 작은 카페였기 때문에 저는 사장님의 행동에 당황하고 불쾌한 감정에 앞서 진짜로 입술이 닿을까 봐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정색하며 '뭐 하는 거예요?'라고 했죠.
본사에 도움 요청해 봤지만 돌아온 건 2차 가해
"본사 이사님이 전화가 와서는 '회사가 커 가는 단계여서 경찰에 신고하면 곤란하다. 없던 일로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용기를 내 고소 진행…여전히 반성 없는 사장
저는 퇴사 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사장님이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면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 없이 도리어 저를 자신의 돈을 뜯으려고 하는 '꽃뱀'으로 몰고 갔습니다.
사장님의 태도에 끝까지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다행히 매장 CCTV가 남아 있었고, 제가 근무 중 모아 온 녹취 등의 증거가 있어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장님에게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고, 저에게 주어야 할 위자료도 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그 카페를 운영 중이고요.
오늘의 복면제보는 한 20대 여성이 아르바이트 중 겪은 성추행 피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강성신 변호사, 이주영 노무사와 함께 아르바이트, 직장 내 성추행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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