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미도 등대 켜자 포탄 발사 시작됐다...인천상륙작전 역대 최대 시연

이현준 기자 2023. 9. 1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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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시연행사에서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연막탄을 쏘며 상륙해안으로 돌격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쾅, 쾅, 쾅’

해군의 남해함과 강경함이 바다 속 기뢰를 제거하자 큰 폭발음과 함께 10여 m 높이의 물기둥이 솟았다.

이 물기둥은 15일 73주년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해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에서 진행된 해상 연합상륙작전 시연행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날 시연행사 현장에선 해군과 해병대의 일사불란한 작전수행 능력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기뢰 제거로 항로 안전이 확보되자 최정예 특수부대인 해군 특수전전단 대원들이 탄 고속단정 10여 척이 5척씩 편대를 이뤄 상륙 목표 지점인 팔미도를 향해 바다를 가르며 빠르게 침투했다.

이들은 곧 상륙작전 준비가 완료됐다고 보고하고, 등대를 밝혔다.

팔미도 인근에 있던 왕건함과 경남함은 섬 해안을 향해 화포를 발사했다. 섬 내 가상의 적의 해안포, 지휘시설 등을 무력화하기 위한 화력지원이었다. 행사용 예포가 화포를 대신했다.

곧이어 상륙돌격장갑차(KAAV)와 공기부양정 등이 연막탄을 터뜨리며 팔미도 상륙에 나섰고, UH-60, 링스, 마린온 등 헬기가 하늘에서 이들을 지원했다.

시연행사는 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대원들이 태극기를 게양하며 마무리됐다.

우리 해군의 마라도함, 서애류성룡함, 천지함 등 함정들은 이후 진행된 해상 사열에서 위용을 자랑했다.

시연행사엔 미국 아메리카함, 캐나다 벤쿠버함도 참여해 우리와의 동맹 관계를 과시했다.

이번 해상 연합상륙작전 시연행사는 우리 해군 함정 20여 척과 항공기 10여대, 장병 3300여 명이 참여하는 역대급 대규모 행사로 진행됐다. 실제 장비와 병력이 참여해 기동하는 시연행사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유정복 인천시장, 한국전쟁 참전용사 등은 해군 노적봉함에 탑승해 전승기념식을 열고 시연행사를 지켜봤다.

15일 독도함에 탑승한 국민참여단 1000여명이 인천상륙작전 시연행사와 해상사열 등을 지켜보고 있다. /이현준기자

국민참여단 1000여 명도 독도함을 타고 시연행사에 함께 했다.

독도함에서 만난 6·25 전몰군경유족회 박영균(74)씨는 “시연행사가 실감나게 잘 준비된 것 같았다”며 “인천상륙작전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이런 행사가 확대돼 젊은 세대들도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남보라(40)씨는 “전쟁과 역사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아 국민참여단에 신청하게 됐는데, 쉽지 않은 경험을 한 것 같아 뜻깊었다”고 말했다. 또 “참전용사였던 할아버지가 오늘 행사에 같이 오셨다면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뿌듯해 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군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강력한 해양안보 역량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키는 해양강군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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