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중독상태로 여객기 비상문 열려던 10대…최대 징역 7년 구형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필로폰에 중독된 상태로 운항 중인 여객기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난동을 부린 10대 승객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필리핀 세부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한 10대 남성이 2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15일 인천지법 형사5단독(판사 홍준서) 심리로 열린 10대 남성 A군의 항공보안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 결심 공판에서 A군에게 장기 7년, 단기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마약을 투약한 피고인의 행위로 항공기의 안전이 위협됐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소년법상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범행을 저지를 경우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A군은 지난 6월 19일 오전 5시 30분쯤 필리핀 세부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출입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필리핀 세부에 한달 동안 머물며 마약을 한 혐의도 있다.

이날 A군 측은 검찰의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A군의 변호인은 "A군이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구치소 생활을 하면서 마약의 위험성을 깨닫게 됐고 승객분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A군이 당시 필로폰 중독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참작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A군은 물론 가족과 지인 모두가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군 또한 "입대를 앞두고 외국인들과 음악적인 교류를 하고 싶어 필리핀에 갔는데 현지인의 (마약 투약) 권유를 뿌리치지 못했다. 사건 당일 마약으로 몸의 반응이 무서웠고,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아버지에게 연락해 귀국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세부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한 10대 남성이 2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결국 기내에서 환각과 공포로 인해 몹쓸 짓을 저질렀다. 저 때문에 불안했을 승객과 승무원에게 죄송하다. 마약 및 상담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것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가족에게도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