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 국민거포, 이런 모습은 처음이야...승리만 한다면 창피해도 괜찮아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3. 9. 1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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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픽셀 선글라스와 왕관은 창피해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평소 과묵한 모습으로 솔선수범하는 베테랑 '국민거포' 박병호가 경기 후 수훈 인터뷰에서 픽셀 선글라스와 왕관을 선물 받고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왕관은 창피한지 바로 벗었지만, 선글라스는 오랫동안 쓰고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SSG랜더스의 경기는 김광현과 벤자민의 명품 투수전이었다. 이날 벤자민은 103개의 공을 던지며 8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5승 (5패)째를 달성했다. 김광현도 109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했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시즌 7패 (7승)째를 당했다.

승부를 가른 건 박병호였다. 이날 박병호는 KT가 올린 3타점 모두 쓸어 담으며 4번 타자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초 박병호는 2사 1, 3루에서 김광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0의 균형을 깼고, 9회초에는 이로운을 상대로 승부를 결정짓는 투런홈런을 쳐내며 KT 승리를 이끌었다. 

9회초 결정적인 투런포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승리 후 벤자민에게 왕관과 픽셀 선글라스를 받으며 축하 받는 박병호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병호는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달 타격 도중 왼쪽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최근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그는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특히 '국민거포'답게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부상으로 홈런은 14개에 그치고 있지만 해결사 본능은 여전하다. 15일 현재 박병호의 득점권 타율은 0.352로 리그 4위 올라있고, 팀 내 타점도 71개로 가장 많다. 결승타도 9번이나 쳤다.

박병호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에이징커브가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KT로 FA 이적한 뒤 타율 0.275 118안타 35홈런 98타점 OPS 0.908로 녹슬지 않는 실력을 뽐냈다. 특히 35개의 홈런으로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탈환하며 국민거포의 부활을 알렸다.

박병호과 왕관을 보며 생애 첫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병호는 2012년(31홈런)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이후 2013년(37홈런), 2014년(52홈런), 2015년(53홈런), 2019년(33홈런), 2022년(35홈런) 여섯 번의 홈런왕에 올랐다. 메이저리그도 다녀온 그는 KBO리그 통산 376홈런으로 역대 홈런 3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선수다. 

이렇게 화려한 개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가 이루지 못한 게 있다. 그건 우승이다. 아직 우승 반지와는 인연이 없다. 히어로즈 시절 두 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봤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팀을 위해 부상 투혼까지 발휘하는 박병호에게 남은 목표는 오로지 한국시리즈 우승뿐이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말이 있다. 과연 박병호가 올 시즌 가장 늦게까지 야구하며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승리 후 픽셀 선글라스와 왕관을 쓰고 수훈 인터뷰를 한 박병호 / 인천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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