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들이는 '반도체 첨단 패키징'…美 규제 확대할까

이인준 기자 2023. 9. 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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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미국 견제를 뚫고 첨단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며 미국이 대중국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초미세공정 개발을 하려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필요한 데, 미국의 규제로 중국 내 수입이 막힌 가운데 패키징 기술을 첨단반도체 개발에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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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 기술 규제 우회로로 '패키징' 투자 주목
패키징 공정 기술 이미 세계 주요 기업과 견줘
레고처럼 쌓는 차세대 패키징 '칩렛'도 독자 개발
늘어나는 투자에…"패키징, 다음 제재 대상 될 수도"
[서울=뉴시스] 미국의 대중국 제재 속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5세대(5G)' 통신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 발매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사진은 화웨이의 최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사진. <사진출처: 화웨이 공식 사이트> 2023.09.04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중국 기업들이 미국 견제를 뚫고 첨단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며 미국이 대중국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초미세 공정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이 패키지 기술 개발을 시도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첨단 패키지 분야가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패키징은 말 그대로 가공을 마친 칩을 물리적으로 결합해 포장하는 것을 말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반도체 크기를 줄여 성능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개념의 초미세공정이 개발 난도가 높아 점차 한계에 도달한 가운데, 이와 별개로 칩의 배치나 칩간 연결성을 통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초미세공정 개발을 하려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필요한 데, 미국의 규제로 중국 내 수입이 막힌 가운데 패키징 기술을 첨단반도체 개발에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中 후공정 분야 세계 2위…첨단 기술 확보 현재진행형

중국의 패키징 기술력은 이미 해외 주요 기업과 격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분업 체계에서 중요한 후공정(패키징+테스트) 기지다.

대만에 이어 세계 2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코트라 하얼빈무역관에 따르면 전 세계 첨단 패키징 시장에서 중국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의 10.3% 수준에서 매년 소폭 증가하여, 2020년에는 14.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세계 3대 패키징 기업인 JCET(창덴과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업체는 1998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2016년 세계 4위 업체이던 싱가포르의 스태츠칩팩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3위로 올랐다.

경기 침체와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7.7%, 250% 증가한 63억1000만위안과 3억9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JCET는 2분기 실적발표 보고서에서 지난해 4나노미터(㎚·10억 분의 1m) 패키징 공정 양산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최선단 3나노 공정에 준하는 패키징 기술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레고처럼 쌓는 차세대 패키징 '칩렛'도 속도

중국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여겨지는 '칩렛' 시장에서도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칩렛는 반도체 칩을 마치 레고 블록처럼 쌓거나 이어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중국은 2022년 12월 칩렛(chiplet) 기술 표준화 연맹을 발족했고, 지난 3월 자체적인 칩렛 표준인 'ACC 1.0'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인텔, TSMC 등이 지난해 3월 결성한 칩렛 생태계인 'UCle'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으로 해석된다.

패키지 장비 자급화도 추진 중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와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은 지난해 기준 35%로, 특히 후공정 분야는 해외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종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경제통상팀 전문연구원은 "중국이 AI(인공지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을 통해 칩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우회 방법을 통한 첨단반도체 확보를 추진하고자 할 것"이며 "향후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쏟아내고 있다. 또 상하이·장쑤성·저장성·광둥성 등 지방정부도 각종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중국의 패키징 투자는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이 미국의 금지 조치에도 불구, 공정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중고 장비와 소모품을 마음대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은 다음 제재 대상으로 첨단 패키징을 지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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