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홍삼으로 대박난 청년…"대만서도 로켓배송이죠" [긱스]
쿠팡 통해 대만 시장 공략
"3년 안에 연 매출 200억 목표"
2019년 창업한 우주창고는 홍삼스틱을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청년 벤처입니다. 직원 10명의 평균 연령은 30세입니다. 우주창고가 건기식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 세대에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건기식을 개발한 배경입니다. 우주창고는 쿠팡을 통해 대만 시장에도 진출했는데요. '벌크(무포장) 판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빠른 배송을 결합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우주창고 창업자인 방현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 전략을 들어봤습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유통 스타트업 우주창고 사무실. 방현준 우주창고 대표가 회의실에서 젊은 직원들과 함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쿠팡을 통해 진출한 대만 시장에 대한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 디자인과 맛을 논의 중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말린 홍삼 원물을 비롯해 제품 개발 목적으로 구매한 다른 회사 홍삼스틱 제품 20여 종이 놓여 있었다.
우주창고는 이른바 '가성비'와 홍삼업계에 생소했던 '벌크(무포장) 판매'라는 혁신을 통해 건기식 업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다. 온라인 판매만 집중하면서 지난해 매출 65억원을 냈고, 올해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며 매출 100억원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하반기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시작하자 우주창고도 곧바로 대만 쿠팡에 입점해 현지 공략에 나섰다. 빠른 배송 덕분에 직접 개발한 홍삼 제품이 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방 대표는 "쿠팡의 대만 로켓배송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판로 확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앞으로 3년 내 연 매출 2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삼 제품도 '벌크 판매'로 차별화
방 대표는 호주에서 대학을 나온 유학파로, 학생 시절부터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지켜보면서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귀국 후 생활용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커머스 업체에서 경력을 쌓다가 2019년 우주창고를 창업했다. 회사명 우주창고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회사가 되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가 홍삼을 주력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홍삼의 주요 소비층은 4060 중장년층이다. 하지만 방 대표는 홍삼 제품이 젊은 세대에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젊은 직원을 채용해 2030 세대 등이 좋아할 만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군을 돌아다니며 제조 공장을 찾았고, 30년 경력의 홍삼 제품 개발자의 컨설팅을 받아 레시피를 구상한 뒤 '풍년보감'이라는 브랜드를 내놨다. 2019년 출시한 풍년보감은 이듬해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면역력 강화식품 붐을 타고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운도 따라줬지만, 풍년보감의 성공은 기본적으로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방 대표는 말했다.
풍년보감의 인기 비결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경쟁 제품에 비해 뛰어난 가성비가 특징이다. 방 대표는 "풍년보감은 홍삼 제품의 핵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대기업 제품보다 50%가량 높지만 가격은 4분의 1에 불과해 가격과 품질을 모두 잡은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2030 세대도 좋아할 수 있도록 한약재와 사양벌꿀 등을 활용해 홍삼의 쓴맛을 없앤 것도 주효했다. 이를 통해 젊은 소비자들의 제품 접근성과 선호도를 높였고, 이는 재구매율로 돌아왔다는 게 방 대표의 설명이다.
기존 홍삼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벌크 제품을 출시해 가격을 확 줄인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홍삼은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에 화려한 종이박스와 쇼핑백을 동봉해 판매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왔다. 하지만 직접 제품을 먹을 실소비층은 불필요한 포장재를 원하지 않았다.
방 대표는 "화려한 박스와 쇼핑백을 비롯한 포장재는 제품 원가를 높이는 주범"이라며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벌크 제품을 판매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결과적으로 대박을 냈다"고 말했다.
벌크 제품은 최소 30개에서 최대 300개 단위로 판매된다. 간단한 비닐 포장만 돼 있다. 원가가 크게 절감됐고,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면서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우주창고는 온라인 채널로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약 80%를 쿠팡에서 기록하고 있다. 방 대표는 "제조사든 유통사든 그 업체만의 독특한 셀링 포인트가 필요한데, 쿠팡은 국내에서 가장 빠르고 편한 로켓배송이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만 시작으로 K건기식 세계에 알린다
방 대표는 "이전부터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았지만, 막상 직접 해외에 물건을 판매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며 "수출을 하려면 물류비, 마케팅, 통관, 법규 등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은데 창업 초기 기업이 이를 모두 처리하는 것은 비용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몇몇 해외 도매상이 물건을 떼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회사 전체 매출의 1%도 안되는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방 대표는 지난해 말 쿠팡이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시작한다는 기사를 보고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해외 진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건기식 시장 규모는 924억대만달러(약 3조8500억원) 수준이다. 한국 건기식 시장(약 6조원)보다는 다소 작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방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쿠팡의 물류 기술과 노하우가 대만에서도 통할 것으로 봤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기만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방 대표는 “홍삼 같은 한국산 건강식품이 가성비가 좋아 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쿠팡에 따르면 대만으로 배송되는 로켓직구 상품의 90%는 한국에서 직배송되고 제품 수도 수백만 종에 달한다. 쿠팡은 690대만달러(약 2만9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문 직후 대만행 첫 비행편으로 발송해 하루이틀 안에 소비자에게 도착한다. 현지 로켓배송의 경우 490대만달러(약 2만원) 이상 주문하면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주창고의 풍년보감 제품은 대만 쿠팡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만 쿠팡에서 기록한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12배 늘었다.
현지 소비자들의 상품평을 보면 "아침 10시에 항상 먹는데 잠이 덜 오고 머리가 또렷해진다", "휴대가 간편해서 사무실에 놓고 먹기 좋다" 등 호평이 많다. 벌크 판매라는 혁신이 대만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만 쿠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주창고 홍삼스틱은 200개 포장 단위의 벌크 제품이다.
방 대표는 "앞으로 흑삼과 발효 홍삼 등을 원료로 하는 신제품을 개발해 대만을 비롯한 중화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우주창고가 K건기식의 뛰어난 품질을 세계에 알려 나가겠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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