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동화 시대, 즐거움을 더하고 스트레스는 덜어내는 GTX – 폭스바겐 ID.5 GTX
최근 수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은 다채로운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고, 어느새 시장 역시 ‘새로운 전기차’를 부담 없이, 그리고 보다 편한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폭스바겐의 전기차 라인업, ID. 시리즈에서 쿠페형 SUV의 매력을 더하고, 듀얼 모터과 AWD 구동 방식을 바탕으로 보다 쾌적하고 여유로운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강조한 ‘ID.5 GTX’를 만났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경험한 폭스바겐의 퍼포먼스 EV, ID.5 GTX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호기심을 품고 마주한 ID.5 GTX는 ID. 특유의 디자인과 함께 비교적 넉넉한 체격, 그리고 ‘스포티한 디테일’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ID.5 GTX는 4,582mm의 전장과 각각 1,852mm와 1,613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여기에 휠베이스는 2,766mm로 체급 상 ID.4와 ‘형제’ 모델의 포지셔닝을 담당한다. 여기에 듀얼 모터, AWD 등이 더해지며 공차중량은 2,243kg으로 제법 무거운 편이다.
ID. 디자인, 퍼포먼스에 대한 의지
ID.5 GTX는 기본적으로 ID.5의 고성능 사양이기에 그 디자인의 기반에는 ID.5가 존재한다. 그리고 ID.5는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차를 위한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여느 ID. 시리즈와의 공통점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위에 퍼포먼스에 대한 의지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가장 먼저 전면 디자인을 보면 ID. 시리즈 특유의 프론트 엔드의 연출, 그리고 라이팅 유닛의 적용을 확인할 수 있다. 강인한 인상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모습이 ‘전기차’의 감성, 그리고 공기역학에서의 이점 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대신 ‘디테일’의 영역, 그리고 추가적인 요소 부분에서는 확실한 역동성을 드러낸다. 실제 ID.5 GTX를 위해 제작된 바디킷은 여느 ID. 시리즈와 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바디킷 곳곳에도 ‘스포티한 디테일’을 전진 배치하며 차량의 성격을 강조한다.
측면은 매끄러운 루프 라인, 그리고 볼륨감이 돋보이는 차체를 통해 만족감을 한층 더한다. 여기에 얇게 적용된 클래딩 가드, 그리고 스포티한 느낌을 한껏 살린 20인치 휠 등이 매력을 더한다. 또한 측면에서 그 형태를 드러내는 ‘리어 스포일러’ 역시 인상적이다.
끝으로 후면은 ID. 시리즈 고유의 라이팅 유닛을 전진 배치하고 스포티한 디테일의 바디킷, 그리고 검은색으로 칠해진 GTX 레터링으로 방점을 찍는다. 이러한 모습은 여느 ID.5와 차별화를 확실히 이뤄낸 것으로 효과적인 ‘GTX의 시각화’라 생각됐다.
폭스바겐의 감성을 담은 공간
ID.5 GTX의 실내 공간은 여느 폭스바겐의 차량들과 같이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 구성을 유지하고, 그 위에 각종 디테일을 더해 ‘역동성’을 피워내는 모습이다.
실제 깔끔하게 다듬어진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말 그대로 ‘우수한 시인성 및 사용성’을 예고한다. 여기에 ID. 시리즈에 적용되고 있는 스티어링 휠 및 레버, 버튼, 다이얼 등이 익숙함을 자아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엄연히 고성능 모델인 만큼 실내 곳곳에서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실제 전용의 그래픽 테마를 시작해 스티어링 휠의 ‘추가적인 연출’, 그리고 운전자를 보다 확실히 지지해주는 시트 등이 만족감을 높인다.
국내 시장에 판매될 사양이 아니라 독일 현지 사양인 만큼 ‘언어의 장벽’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없었지만 전반적인 구성, 그리고 인터페이스 등의 모습은 ‘보편타당함’으로 가득찬 모습이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사운드 시스템이었다. 차량의 패키지, 그리고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의 적용이 필요할 것 같았다.
차량의 기본적인 체격이나 휠베이스가 넉넉한 편이고 실내 패키징 노하우가 우수한 폭스바겐의 차량인 만큼 1열 공간과 2열 공간의 ‘여유’ 역시 충분한 모습이다. 먼저 1열 시트의 경우 소재, 연출, 그리고 착좌감 등에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2열의 여유가 충분한 만큼 ‘스포티한 주행의 즐거움’과 패밀리카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 모습이다. 실제 날렵한 루프 라인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인 체형의 성인 남성이 앉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실내 공간의 여유와 함께 ‘적재 공간의 여유’ 역시 충실한 모습이다. 테일게이트 안쪽에는 549L의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공간 내의 패키징 또한 깔끔한 편이라 사용성이 좋아 보였다. 더불어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폴딩, 최대 1,561L의 공간을 확보, 활용할 수 있다.
ID.에 더해진 주행의 즐거움
ID.5 GTX는 최근 현대차가 공개한 초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등과 같은 ‘압도적인 성능의 전기차’는 아니다. 대신 ID. 시리즈의 활력을 더하고, 운전자를 즐겁게 만드는 것에 집중한 모습이다.
실제 ID.5 GTX에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70kW, 150kW의 모터가 더해져 합산 출력 220kW(환산 시 약 299마력)를 낸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6.3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180km/h에 이른다. 이는 ‘퍼포먼스 모델’ 보다는 ‘상위 모델’에 가까운 모습이다.
더불어 차체 하부에는 77kWh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되어 1회 충전 시 약 480km의 주행 거리(WLTP 기준)을 제공하며 135kW의 고속 충전을 지원, 30분 만에 320km의 주행 거리를 더할 수 있어 ‘운영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탁월한 밸런스, 그리고 주행의 여유
ID.5 GTX의 기본적인 구성, 그리고 ‘상위 모델’의 디테일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가장 먼저 여유로운 공간, 그리고 깔끔한 구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심 작게 느껴지는 디지털 클러스터지만 무척 기능적이고, 스티어링 휠 칼럼과 일체된 방식이라 운전자의 체격을 가리지 않고 우수한 시인성을 보장하는 것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듀얼 모터, AWD 사양 기준으로 220kW의 출력은 사실 ‘퍼포먼스 EV’라 불리기엔 아쉬운 모습일지 모른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 필요한 움직임을 구현하기엔 충분히 우수한 출력이다. 덕분에 ID.5 GTX와의 주행은 전반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 독일과 뮌헨의 도심 속에서의 주행은 ‘과분한 출력’의 행진이다. 50~70km/h 수준까지 가속하는 것에 있어 거침이 없고, 그 과정에서의 이질감 혹은 고주파음 등의 스트레스 요인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전기차의 특유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로 인해 ‘가속, 감속 등의 스트레스’도 크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순간적인 가속이 필요할 때는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하는 발진 가속 성능 역시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기어를 D 모드가 아닌 B 모드로 설정할 때에는 원 페달 주행이 가능해 도심 속에서 차량 조작의 편의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이 때의 움직임 역시 우악스럽지 않고 무척 매끄러운 편이며 폭스바겐의 다채로운 주행 편의, 안전사양 덕분에 정체구간 역시 손쉽게 지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 그리고 대시보드의 얇은 라이팅 유닛으로 주행의 집중력을 더해주는 부분이었다. 분명 일반사양보다 견고한 구성이나 일상을 소화기에 아쉬움이 없었고, 도심의 주행 환경에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대시보드의 얇은 라이팅은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진입로, 혹은 진입방향을 ‘빛’ 만으로 알려줘 독특한 UX를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자리를 옮겨 고속도로, 그리고 산길을 달렸는데 GTX 트림이 갖고 있는 특징, 지향점을 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먼저 고속도로에서는 ‘GTX’의 성능적인 포지셔닝을 느낄 수 있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성능, 그리고 이후 180km/h까지 가속하는 움직임은 ‘고성능 모델’이라 평가하기엔 내심 아쉬운 부분이 많다. 특히 최근 등장한 여러 고성능 전기차와 비교한다면 더욱 아쉽다.
그러나 GTX를 ‘폭스바겐의 AWD 기반 GT’라 이해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럽고,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니까 GTX의 의미는 ‘고성능 퍼포먼스’ 보다는 일상에서 더욱 넓은 범위의 활동 무대를 보장하는 ‘변주’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실제 속도를 더하고, 속도를 유지하는 과정에 있어서 스트레스가 크지 않고 매끄러운 디자인, 그리고 낮은 공기저항 계수(GTX 기준 0.27Cd)를 유지한 만큼 주행 전반에 걸친 정숙성이 무척 우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조용함 덕분에 ‘자잘한 소음’이 더 크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우수한 정숙성과 함께 노면 대응 능력 역시 우수한 편이라 장시간, 그리고 장거리 주행을 하더라도 ‘불편함’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더불어 다채로운 편의, 안전사양과 함께 앞선 차량과 간격을 조절하며 ‘최적의 회생 제동’ 정도를 조율해주는 것 역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자리를 옮겨 ID.5 GTX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도록 산길을 찾았다.
오스트리아 쪽에서 오른 알프스의 산맥,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높은 곳이자 자전거 라이더들과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은 물론 자동차 운전자까지도 즐겁게 만드는 카이저 프란츠 요세프 호에(Kaiser Franz Josef Höhe, 2,369m)까지 길게 이어지는 도로를 오르고 내리는 순간에서도 ‘GTX’의 가치는 충분했다.
사실 ID.5 GTX와의 주행을 떠나 너무나 아름다운 드라이빙 코스이자 천혜의 자연을 마주한 덕분에 ‘긴 시간의 시승’으로 인한 부담이 깨끗히 씻겨나갔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GTX의 방향성이 ‘고성능 EV’가 아닌 만큼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오를 때에는 간헐적인 출력에 대한 갈증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AWD 를 통해 안정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주행 전반에 걸쳐 ‘안정감’이 계속 이어진다.
실제 연이은 코너, 그리고 급변하는 주행 환경에 ID.5 GTX는 너무나 능숙히 대응하며 운전자와 함께 호흡하는 모습이다. 말 그대로 차량의 전체적인 밸런스, 그리고 운전자의 의도를 능숙히 반영하는 움직임으로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를 전하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연이어 굽이치며 운전자를 즐겁게 만드는 코너, 그리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순간에도 운전자는 기분 좋게 페달을 조작하고 스티어링 휠을 돌리며 ‘원하는 주행’을 능숙히 그릴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연이은 산길 주행에도 신체로 전해지는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DCC의 선택을 통해 스포츠, 혹은 트랙션 모드를 통해 주행의 다부진 매력을 강조하거나 보다 안정적인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참고로 스포츠 모드 시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감각이 꽤나 단단하고 무거운 편이라 주행 중 설정을 바꾸게 된다면 감각 적응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어쨌든 ID.5 GTX는 운전자가 차량이 이기고, 강제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쾌적하고 여유로운 주행’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길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내리막 구간에서도 제동 능력이 충분하고, 이러한 능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 역시 만족스러웠다.
좋은점: 깔끔한 패키징, 안정감과 부담을 덜어내는 주행 전반의 매력
아쉬운점: 내심 작은 디지털 클러스터와 최고 출력
일상의 여유를 더하는 변화, GTX
폭스바겐이 선보인 전기차, ID. 시리즈는 지금까지의 폭스바겐이 그랬던 것처럼 ‘보편적이며 모두를 위한 차량’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ID.5 GTX는 이러한 ID. 시리즈의 기조를 고스란히 반영하면서도 내연기관 차량 부분에서 AWD 모델이 더해진 것처럼 출력의 여유, 구동계의 안정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일상의 새로운 여유, 그리고 활동 무대에 확장성을 부여하는 모습이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방향이지만 ‘폭스바겐’이 선사하는 ID. 시리즈의 상위 모델이라는 목적성에는 무척이나 적합한 모습이며 이러한 ‘GTX의 움직임’의 매력은 모두의 동의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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