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벌 청소' 되나 안 되나...교육부 고시에는?

김영수 2023. 9. 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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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 전화연결 : 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앤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학부모가 담임교사를 바꿔달라고 계속 요구하는 건 교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지만 교사가 어떻게 학생들의 생활 지도를 해야 하는지 현장의 혼선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육부 고시에도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일선 교사들은 이번 판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서울교사노조 장대진 수석부위원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나와 계시죠?

[장대진]

안녕하세요?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장대진입니다.

[앵커]

일단 대법원에서 교권침해를 인정했다는 점은 전체적으로 환영하시는 것 같고요. 그래서 각론을 좀 보겠습니다. 학부모가 교사의 지도를 지적한 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하나는 레드카드, 그러니까 이름을 적는 거고요. 다른 게 벌 청소입니다. 먼저 이 레드카드는 2심에서 잘못된 거라고 했고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습니다.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보셨습니까?

[장대진]

일단 스티커 부착 같은 경우에는 생활평점제 관련인데요. 서울시 교육청의 생활평점제 길라잡이에 보면 생활평점을 학교 단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합의한 상벌점제, 예를 들어서 생활평점제는 이것은 적법한 생활지도로 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게 2심 판단이고 또 대법원에서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지도가 잘못됐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죠. 그래서 여쭤보는 건데, 교육부 차원에서 법령이나 고시에 레드카드 비슷한 제도를 명시해 놓은 게 있습니까?

[장대진]

9월 1일날 시행된 생활지도고시에 보면 일단 보상을 할 수 있다는 그런 규정은 있는데요. 벌점제까지 가능하다는 명시적인 문구는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러면 레드카드 제도라는 건 어디에 근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장대진]

제가 봤을 때는 레드카드 제도는 일반적인 생활평점제는 아니면 교육벌 같이 어찌보면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수업방해 등 생활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교사의 생활지도 영역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건 이 정도로 정리하고요. 다음 벌 청소 부분을 좀 보겠습니다. 이게 쉽게 얘기하면 어떤 학생이 잘못을 했을 때 벌로 청소를 시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게 현장에서도 많이 하는 생활지도입니까?

[장대진]

일단 이게 어찌 보면 교내 봉사활동, 환경정화활동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생활평점제를 적용하고 있는 학교에서 어떤 벌점이 있을 경우에는 교내 봉사나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선생님께서 다른 학생들과 학년 초에 학급회의 등을 통해서 그렇게 내부적으로 어떠한 잘못된 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벌 청소를 시키겠다라고 해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학생들과 이런 걸 정하기도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장대진]

네,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이 학부모 같은 경우에는 이걸 또 문제를 삼았고요. 하지만 법원에서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기소를 유예했기 때문인데 선생님의 생각은 어떤지, 현장 동료 교사들의 생각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장대진]

일단 대법원의 판단이 어떤 것이었냐면 교보위에서 교육활동 침해로 본 사안에 대해서 학부모가 이걸 취소 처분 소송을 건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 어찌 보면 학부모가 과도하게 담임 교체를 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교육활동 침해다라는 것을 대법원에서 확인시켜준 것이고요. 그렇다면 문제는 대법원에서는 명시적으로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아니면 벌 청소를 시킨 것에 대해서 판단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는 정당한 교원의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이것을 해당 학부모가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어느 선까지 인지를 좀 교육부 당국이나 아니면 법률로써 명확하게 해 줬으면 하는 것이 학교 현장 교사들의 바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생활지도는 교육부의 고시를 근거로 하지 않습니까? 최근에 고시를 교권보호를 위해서 교육부가 많이 바꿨고요. 그걸 기준으로 하면 벌 청소는 가능합니까?

[장대진]

그걸 기준으로 하면 애매합니다. 왜냐하면 교사들이 학생들을 훈계나 훈육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성찰하는 글쓰기 그리고 자신이 어지른 것에 대해서 청소를 부과하는 것 등이 있는데요. 이 벌 청소라는 것은 자신이 어지른 것이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생활고시에서 이런 부분까지는 담지 있지 않습니다.

[앵커]

지난달에 있었던 교육부 고시를 보면 벌 청소는 안 된다고 명시적으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면 지금 부위원장이 생각하시는 것과는 다른 부분 아닙니까?

[장대진]

그렇습니다. 일단 벌 청소라는 것이 어찌 보면 교내 봉사활동이거든요. 교내 봉사활동 같은 경우에는 생활규정길라잡이나 아니면 다른 운영길라잡이를 보면 이것도 할 수 있다는 예시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건 좀 애매한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도 고시를 봤는데 그래픽 방금 띄운 거 다시 한 번 띄워주십시오, PD님. 이게 생활지도고시에 훈육과 훈계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지금 그래픽으로 나가고 있는 것은 훈육에 대한 부분입니다. 여기 내용을 보면 행동변화를 위해 노력하도록 특정과업을 부여하거나 특정행위를 할 것을 지시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요. 다음 훈계 부분을 보겠습니다. 훈계 부분 그래픽 띄워주세요. 훈계 부분입니다. 이거는 학교장과 교원은 학생을 훈계할 때 다음 과제를 부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청소를 포함하기는 하는데 훼손된 물품을 원상복구하는 데만 하도록 되어 있는 거예요. 이게 충돌하는 것 같거든요.

[장대진]

그러다 보니 교사가 정당하게 과제를 부여하는 것들이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어디부터가 아동학대가 되는 것이고 적절하지 않은 교육활동인가. 이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학교 현장에 혼란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고시는 마련됐고 학교별로 지금 학칙을 준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거죠?

[장대진]

맞습니다. 10월 31일까지 생활지도 고시 내용을 반영한 학칙을 개정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해석이 달라지면 학교마다 방침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장대진]

맞습니다. 그래서 일단 저희들이 처음에도 생활지도고시와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교육부 차원에서 또는 교육청 단위에서 좀 제시를 해달라고 했는데 그때 교육부에서는 학교 자율성 등을 들어서 학교에다가 이런 책임을 떠넘기다 보니 학교현장의 혼란이 더 가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요. 저도 벌 청소라는 것을 기사를 보면서 알게 됐는데 사실 비교하는 게 부적절할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그런 개념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교권회복을 위해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명시적으로 정해놓는 게 좋습니까, 아니면 교사들의 재량권을 확보하는 게 좋습니까?

[장대진]

일단 교사의 재량권을 조금 더 확보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런데 교사의 재량권과 현재 법률 체계가 부딪히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아동복지법상에 정서학대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정서학대라는 것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모든 교사의 교육활동을 정서학대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너무 크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단 교사한테는 이것에 대한 자율권을 주고 그리고 아동학대처벌법이나 아동복지법상에 애매모호한 부분, 그래서 정당한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법개정도 동시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서울교사노조 장대진 수석부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대진]

네, 고맙습니다.

YTN 김영수 (yskim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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