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초등학교 갔을 때까지 해야죠" 베테랑 허일영의 다짐
"그래서 더 악착 같이 하는 것 같아요."
1985년생. 이제 KBL에서 허일영(SK)보다 형은 함지훈(현대모비스)이 전부다. 하지만 허일영의 시계는 여전히 흐르고 있다. 적어도 몇 년은 더 흐를 예정이다.
허일영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어바인에서 두 번째 연습 경기를 마친 뒤 "지난 시즌 끝나고 (베테랑들이) 우르르 나갔다. 나도 늙었구나 생각은 하는데, 그래도 아직은 뛰어보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몸만 잘 만들면 몇 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하는데 솔직히 힘들기는 하다. 세월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음 날 회복이 확실히 느리다. 자도 피곤하다. 최대한 잘 먹고, 잘 쉬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일영은 두 아이의 아빠다. 아들(성혁)은 7세, 딸(태린)은 6세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두 아이가 모두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농구 선수 아빠이고 싶은 마음이다.
허일영은 "목표가 애들 초등학교 갔을 때까지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첫째는 내년에 간다. 내년에 FA이긴 한데 욕심이 난다. 둘째 초등학교 갔을 때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더 악착 같이 하는 것 같다. 몸 만드는 것이 진짜 힘들다. 그런데 가정이 있으니까 참으면서 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몸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체지방률은 16% 수준이다. 오리온 시절에도 체중 관리를 잘했지만, 2년 전 SK로 이적하면서 체지방까지 싹 걷어냈다.
허일영은 "첫 시즌부터 감독님이 팀 시스템을 이야기했다. 그 중에 체지방도 있었다. 감독님이 처음에는 약속을 안 지킬 줄 알았다고 했다. 나이도 먹었고, 고참이고, 첫 이미지가 중요하니까 독하게 마음을 먹고 뺐다. 감독님이 선물을 주신다고 해서 선물도 받았다"면서 "이제 계속 유지하는 방법을 알았다. 만드는 것이 힘들기는 한데 팀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희철 감독은 틈이 날 때마다 허일영의 복근에 대해 자랑한다. 흔히 말하는 '왕(王)'자 복근이 생겼다는 자랑이다.
허일영은 "예전에는 휴가 때 3~4kg 쪄서 들어가도 시즌에 맞춰 몸무게를 맞췄다. 트레이너 파트에서도 별로 걱정을 안 했다. 그 때는 몸무게만 맞췄다면, SK에서는 체지방을 중요시한다. 휴가 때도 먹는 것을 조절한다. 이번 휴가 때는 아예 체중도 맞춰서 들어왔다. 지금도 생각보다 잘 빼고 있다. 더 빠져서 문제"라면서 "첫 시즌에도 '왕'자가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훨씬 선명했다. 감독님께 믿음을 드려야 경기를 뛸 수 있다. 나태한 모습은 나에게도 마이너스다. 나이를 먹었다고 배제되고,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더 몸을 만드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허일영은 2023-2024시즌 SK 주장을 맡았다. '노인즈'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로 베테랑이 많아지면서 전희철 감독도 최부경 대신 최고참 허일영에게 주장을 맡겼다. FA 오세근의 합류와 함께 최부경 위로 6명이 됐다.
허일영은 "주장을 처음 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부경이가 잘해왔기에 하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면서 "(베테랑들도) 다들 잘 도와주고, 이야기도 많이 한다. 서로 지킬 것은 지켜가면 별 문제 없을 것 같다. 오리온에서도 주장을 3년 정도 했다"고 말했다.
SK는 허일영 이적 후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허일영은 "이적 후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갔는데 세 시즌 연속 가고 싶다.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 부상이 없는 팀이 항상 성적을 내기에 다들 부상 없이 잘 준비해야 한다"면서 "다른 팀도 많이 강해져서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 세근이도 왔고, (안)영준이도 전역한다. 최준용(KCC)과 최성원(정관장)이 나갔지만, 새로운 멤버와 잘 맞춘다면 성적이 날 것이다. 이번 시즌을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리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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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인(미국)=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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