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핥는 과학자, 이그노벨상 수상…스마트 변기 개발 한국인도 수상

문세영 기자 2023. 9. 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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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 2023년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달 14일에는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든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별난 연구 연보'가 제정한 이 상은 올해로 33회를 맞는다.

기계공학상은 죽은 거미로 물건을 들어 올리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 라이스대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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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민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 이그노벨상 공중보건상 수상
제33회 이그노벨상 공중보건상 수상자로 박승민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비뇨기의학과 박사가 발표되고 있다. 별난 연구 연보 제공.

10월 초 2023년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달 14일에는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든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별난 연구 연보’가 제정한 이 상은 올해로 33회를 맞는다. 하버드대는 해당 연보를 통해 올해의 기발하고 엉뚱한 10팀의 연구자들을 소개했다. 

올해는 한국인 수상자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그노벨상 공중보건상은 한국인 과학자인 박승민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비뇨기의학과 박사가 받았다. 그는 스마트 변기를 개발해 이번 상을 수여 받았다. 변기에 내장된 카메라로 대소변을 촬영해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소변이 나오는 속도와 양 등으로 감염병, 당뇨 등의 질병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스마트 변기는 항문 부위의 특징을 파악해 개별 사용자도 식별할 수 있다. 

화학&지질학상은 얀 잘라시에비치 영국 레스터대 지질학과 교수에게 돌아갔다. 그는 과학자들이 왜 바위를 핥는지 밝힌 연구로 수상자가 됐다. 그에 따르면 바위는 표면이 건조할 때보다 습할 때 광물 입자를 더 쉽게 살펴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미각이 아닌 시각을 돕기 위해 바위 표면을 핥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의학상은 콧구멍에 있는 털의 숫자를 세기 위해 시체의 콧속을 들여다본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피부과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연구팀은 해부학 문서에서 구할 수 없는 답을 찾기 위해 이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가 기이해 보일 수 있지만, 연구팀은 콧속 털이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최전선 보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박승민 박사가 이그노벨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별난 연구 연보 제공.

기계공학상은 죽은 거미로 물건을 들어 올리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 라이스대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거미의 다리는 체내 수압을 이용해 다리를 펴는데, 죽으면 수압을 이용할 수 없어 안쪽으로 다리가 말린다. 연구팀은 죽은 거미에게 공기를 주입해 압력을 가하면 다리를 구부렸다 펼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 원리를 적용해 실제로 죽은 거미로 물건을 집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문학상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신경과학과 연구팀에게 수여됐다. 데자뷰의 반대 개념인 ‘자메뷰(익숙했던 것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현상)’를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특정 단어를 수없이 반복해 말하면 그 단어가 생소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영양상은 도쿄대와 메이지대 공동 연구팀이 받았다. 연구팀은 전기가 흐르는 젓가락과 빨대가 음식의 짠맛을 강화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전기자극은 음식의 맛을 즉각적이고 가역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맛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리학상은 산란을 위해 해안에 모인 멸치들의 성적 활동이 작은 소용돌이를 만들 수 있다고 밝힌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팀에게 수여됐고, 커뮤니케이션상은 문장을 거꾸로 말하는 화자들에 대해 연구한 국제 공동 연구팀, 교육상은 교사와 학생들의 지루함을 연구한 국제 공동 연구팀, 심리학상은 한 사람이 위를 쳐다볼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위를 보기 위해 멈추는지 알아본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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