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빅터스 게임' 금메달 3개 추가… 탁구 정은창·최일상·신법기

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 허고운 기자 2023. 9. 1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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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경기력 뽐내… 15일 핸드사이클·양궁 '마지막 메달 사냥'
14일(현지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전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 2023' 탁구 남자 단식 경기에 출전한 정은창 선수. 2023.9.15/뉴스1 ⓒ News1 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

(뒤셀도르프·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 =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2023 독일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한 우리 선수단이 대회 6일째인 14일(현지시간) 탁구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따냈다.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다관왕 선수들이 주축이 된 우리 탁구 선수단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이날 오후 독일 뒤셀도르프 메르쿠르 슈피엘 아레나에서 진행된 인빅터스 게임 탁구 단식 TT3(장애 등급) 종목에 출전한 정은창 선수(54)는 결승에서 만난 프랑스의 티에리 선수를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진 단식 TT2 종목 결승에서도 최일상 선수(48)가 독일의 힌리히스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이겼다.

세트당 11점제로 치러지는 이들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은 3점을 뽑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티에리의 경우 2세트에서 6점을 기록한 게 최고 점수였다. 이날 경기는 결승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이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선보였다.

정 선수와 최 선수의 금메달은 경기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전날 복식에서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한 이들은 그동안 '전문 선수'로서 경력을 쌓았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전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 2023' 탁구 남자 단식 경기에 출전한 최일상 선수. 2023.9.15/뉴스1 ⓒ News1 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

현재 대전시 장애인체육회 탁구부 감독으로 활동 중인 정 선수는 2000년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2012년 영국 런던 대회까지 패럴림픽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최 선수도 2012년 런던과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을 1개씩 따냈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는 올해 인빅터스 게임을 준비하면서 이들 두 선수를 특별히 섭외했다고 한다. "확실한 금메달 카드가 있어야 다른 선수들이 부담 없이 대회를 즐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정 선수는 "처음 인빅터스 게임 출전 제안이 들어왔을 땐 거절했지만 상이군경회의 취지를 이해하곤 참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선수와 최 선수는 이번 인빅터스 게임 출전이 지금껏 치렀던 여느 국제대회 못지않게 자신들에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적을 떠나 군 복무 중 다친 뒤 스포츠로 다시 일어섰다는 출전 선수들 간의 공통점 때문에 그간 느껴본 적 없는 동료애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정 선수씨는 군 복무 중 상병 시절 교통사고로 다친 뒤 탁구를 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는 "평생 못 걷는단 판정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면 옛날 생활의 감정이 한 번에 몰려올까봐 보훈병원 체육관 쪽으로 발길을 돌렸던 게 탁구를 시작한 계기였다"며 "탁구채를 잡은 지 1년 만에 국가대표가 돼 30년 넘게 탁구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전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인빅터스 게임 2023' 탁구 남자 단식 경기에 출전한 신법기 선수. 2023.9.15/뉴스1 ⓒ News1 국가보훈부공동취재단

22세 때 전경으로 복무하다 다쳐 3년간 방황했다는 최 선수는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다 '탁구가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은연중에 느꼈던 것 같다"며 "선배들을 따라 무작정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도 이번 인빅터스 게임 탁구 단식 TT1 종목에선 신법기 선수(44)가 금메달을 수상했다. 제대 휴가를 하루 앞둔 말년 병장 시절 교통사고를 당한 그는 3년간 재활에 매달린 뒤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했다. 신 선수는 "움직이긴 어렵지만 팔힘을 길러 '혼자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보자'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우리 선수들의 이번 대회 메달 획득엔 가족들의 성원도 한몫했다. 최 선수의 어린 아들·딸은 경기장에서 아버지를 목청껏 응원했다. 최 선수는 "죽을힘을 다해 운동했던 내 과거를 이번 기회에 아이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아빠가 무기력하지 않고 나름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이번 대회 현장에 함께한 신 선수는 "내가 다친 뒤 어머니는 생업을 포기하고 오로지 내 뒷바라지만 하셨다"며 "수상 여부보다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 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전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밝혔다.

우리 선수단은 이번 인빅터스 게임에서 이날까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총 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우리 선수들은 15일엔 핸드사이클과 양궁 종목에서 마지막 메달 사냥에 나선다. 올해 인빅터스 게임은 16일까지 진행된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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