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의료 비리 척결 캠페인, 경제엔 마이너스 됐다"

이명철 2023. 9. 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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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도의 강력한 의료 분야 반부패 정책이 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의료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부정부패가 늘긴 했지만 정부의 단속이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의료산업의 개혁을 위해 반부패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반부패 캠페인이 의료진의 정당한 수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지만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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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시진핑 개혁 의지, 의외 결과 나타나”
“강력한 단속, 외국인 투자자에 환영받지 못해”
“중국 의사 소득 수준 낮아…급여체계 개편해야”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도의 강력한 의료 분야 반부패 정책이 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의료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부정부패가 늘긴 했지만 정부의 단속이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시 주석은 오랫동안 뇌물 수수, 병원 고위 경영진의 횡령 등으로 얼룩졌던 의료 산업 부패를 청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 주석의 개혁 캠페인에 대한 반향으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는 의료산업의 개혁을 위해 반부패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뇌물수수 등 혐의로 180명 이상의 병원 관계자가 적발됐다. 지금까지 단속 대상은 광둥성·쓰촨성 등 작은 도시의 병원이었지만 앞으로는 베이징·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최고 의료기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징계위원회 발표를 보면 쓰촨성에 위치한 한 병원 원장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공급업체로부터 2000만위안(약 36억5000만원)의 감사비와 지분을 받은 혐의로 11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수입가격 1500만위안(약 27억4000만원)짜리 의료기기를 3520만위안(약 64억2000만원)에 구입한 운남성의 병원 원장도 기소됐다. 의료기기를 비싸게 사들인 과정에서 뇌물이 오갔기 때문이다.

중국 의료산업은 중산층 확대와 고령화에 맞춰 크게 성장해왔다. 블룸버그는 중국 의사만 440만명, 간호사 520만명이지만 의료산업 성장에 비례한 이익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립병원 의사 급여는 2015년 평균 연간 1만3764달러(약 1830만원)으로 연평균 35만2000달러(약 4억6800만원)인 미국보다 현저히 낮다. 이러한 낮은 소득 수준이 병원 등에서 암묵적인 비리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반부패 캠페인이 의료진의 정당한 수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지만 의문이 제기된다. 강력한 반부패 단속은 병원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벡튼딕킨슨 최고경영자(CEO)은 톰 폴른은 블룸버그에 “(반부패) 정책의 결과로 (중국) 의사들이 초과근무를 줄이기 시작했고 진료 행위 감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산업 성장에 대한 의구심은 중국 의료기업 실적에도 부담이다. 중국 현지 금융매체에 따르면 의약품 제조업체인 샨시한왕제약과 푸젠민동리지선제약은 당국이 판매·마케팅 비용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자 증시 신청을 포기했다.

의료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윈닝 헬스 테크놀로지그룹과 항독소 제조사 상하이 세럼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 7월 회장이 비리 관련으로 해임된 후 주가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1월 이후 약 20% 떨어졌다. 이는 8% 미만인 MSCI 중국 지수보다 더 큰 낙폭이다.

뉴욕에 위치한 외교관계협의회의 얀정 황 글로벌 보건 담당 선임 연구원은 “의료 부패 단속은 중국의 잠재적 투자자나 외국 기업에게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한대 공보교수인 순주는 지난달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의료산업 부패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공립병원의 의사 급여를 개편하는 것”이라며 “의료 비리의 원인은 복잡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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