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라' 지시가 리비아 참변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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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동부를 덮친 폭풍·홍수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만1000명을 넘어섰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다르면 리비아 적신월사(아랍권의 적십자사)는 폭풍·홍수로 인해 데르나시에서 최소 1만1300명이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붕괴한 이후 서부의 통합정부와 동부의 리비아국민군 간 내전으로 인해 방재시설 등 인프라 건설·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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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댐, 예산 책정에도 제대로 보수 안 돼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리비아 동부를 덮친 폭풍·홍수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정부의 무능한 대응과 부패가 참변을 더욱 키웠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다르면 리비아 적신월사(아랍권의 적십자사)는 폭풍·홍수로 인해 데르나시에서 최소 1만1300명이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실종자도 1만100명에 이른다. 폭풍우로 도로와 교량 등이 파괴돼 구조가 지연되면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아라비야TV와 인터뷰하며 사망자가 최대 2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샤하트·알바이다·마르즈 등 다른 지역 피해까지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지중해를 거쳐 리비아 동부를 강타한 대니얼은 지난 10일 10~11일 24시간 동안 414.1mm에 이르는 폭우를 쏟아냈다. 이로 인해 댐 두 곳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양의 물이 데르나 등을 덮쳤다. 특히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도시인 데르나에선 수위가 순식간에 3미터까지 상승했다. 리비아 구급센터 측은 데르나의 피해 면적이 100㎢, 축구장 1400개 넓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재민인 아흐람 야신은 “모든 것이 사라졌다. 도시 자체가 사라졌다”고 AP에 말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상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재난당국이 시민을 대피시켰을 것이고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달리 데르나시 당국은 대니얼이 도시에 접근하자 대피령 대신 통행금지령을 내리며 시민에게 집에 머물 것을 종용했다. 이 같은 오판은 참변으로 이어졌다.
정치적 분열과 부패, 안일 역시 재난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다.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붕괴한 이후 서부의 통합정부와 동부의 리비아국민군 간 내전으로 인해 방재시설 등 인프라 건설·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2021년 리비아 감사국은 데스나시 외곽 댐들이 2012~2013년 유지·보수 예산을 받고도 이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에도 오마르 알 무크타르 대학교 연구진이 이번에 무너진 댐 두 곳에 대해 범람 위험이 크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리비아 사데크연구소 소장인 아나스 에 고마티는 “콘크리트와 시멘트만 썼어도 막을 수 있었던 위협을 당국의 무대책으로 인해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말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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