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은 10회 연속 금리 인상…한은의 복잡해진 셈법

남주현 기자 2023. 9. 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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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을 깨고 10회 연속 금리 인상을 강행했다.

ECB는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오랫동안 너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중기 목표치인 2%로 적시에 복귀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면서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ECB가 금리 인상 이유로 밝힌 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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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우려에 10회 연속 금리 높인 ECB
9월 FOMC는 동결 전망…동결 기조 장기화 예상
美 피벗 기대 늦추며 한은 금리 인하도 밀릴 듯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2월1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녀는 27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ECB는 이런 지속성을 깰 수 있을 만큼 금리를 충분히 높게 인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3.06.27.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을 깨고 10회 연속 금리 인상을 강행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인플레이션 억제에 중점을 둔 행보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시기를 늦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부진에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서야할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은 4.0%로 올렸다. 이에 따라 ECB는 금리를 10회 연속 인상해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로 높아졌다.

ECB는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오랫동안 너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중기 목표치인 2%로 적시에 복귀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면서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국제유가 90달러 '고공행진'…물가 자극 우려

ECB가 금리 인상 이유로 밝힌 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로 정점을 찍은 후 올해 1월 5.2%, 4월에는 3.7%를 기록한 후 6월(2.7%)과 7월(2.3%)에는 2%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에 8월에는 3.4%로 반등한 상태다.

문제는 국제유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10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전날 대비 1.85% 오른 배럴당 90.16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7일 이후 최고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93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장중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은 전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 수준인 2%에 안정적으로 수렴할지 여부와 시점에 대해서 불확실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3.07.27.

잦아들지 않는 FOMC 11월 인상설…깊어진 한은 '고민'

인플레이션 우려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8월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3.7% 올라 7월(3.2%)보다 크게 뛴 상태다.

여기에 9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미국 역 긴축 연장을 고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FOMC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한미 금리 차는 2.0%포인트로 역대 최대다. 미국이 금리를 조정할 경우 금리차가 더 벌어져 자본 유출 우려가 높아진다.

시장에서는 연준 내부에서 긴축의 시차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일단 9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11월 혹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7%로 전날(93%)보다 높아졌다. 다만 11월과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각각 56.8%, 56.3%로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는 내년 초부터 미국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은 역시 미국과의 금리 격차와 물가 경계심에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매파적인 시그널을 유지해 기대 인플레의 반등을 제한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상회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물가 하락세가 둔화되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금리 인상 요인보다는 동결 기조를 좀더 장기화시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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