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딱 두 번 만났다”던 김행, 2013·2015년 전시회 때도 ‘같은 날 같은 공간’

문광호·이두리 기자 2023. 9. 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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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가 2015년 3월23일 마크 로스코 한국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김건희 여사도 함께 참석했다. 연합뉴스TV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정부 출범 전 2016년 전시회에서 소개받았고, 정부 출범 후 비대위원 시절 대통령 내외 초청으로 두번째 본 게 전부라며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부인했던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가 김 여사가 참석했던 2013년과 2015년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했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해당 전시회는 모두 김 내정자가 창업한 위키트리와 김 여사가 설립한 코바나콘텐츠가 공동 주최 혹은 주관한 행사다. 김 내정자는 “그때 못 봤다”며 “당시에는 김 여사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이던 2013년 12월2일 위키트리가 주최하고 코바나콘텐츠가 주관한 ‘점핑위드러브전’의 개막식에 참석했다. 김 내정자는 코바나콘텐츠 이사였던 김범수씨의 “케이크 커팅을 해야 하는데 정말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지금 막 오신 분이 계셔서 꼭 소개를 해야할 것 같다. 청와대 대변인으로 계시는 김행님께서 오셨다”는 소개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김 여사가 보는 앞에서 “늦어서 죄송하다. 오늘 대통령께서 경북 안동에 가셔서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말문을 뗐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경상북도 안동시를 방문해 경상북도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김 내정자는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이던 2015년 3월23일에도 위키트리와 코바나콘텐츠가 공동주관한 마크 로스코 한국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김 여사를 비롯해 김무성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박민식 의원(현 국가보훈부 장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김 내정자는 테이프커팅식에 참석한 사진도 찍혔다. 한 언론사 영상에는 김 여사와 같은 공간에서 참석자들의 축사를 듣는 모습도 포착됐다.

전날 김 내정자가 김 여사와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전 유일한 만남이라고 주장한 2016년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까지 포함하면 위키트리와 코바나콘텐츠가 연달아 공동주관하거나 주최한 행사에 매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날 김 내정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와의 20년 친분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여사님과 나는 지연, 학연, 사회경력에서 겹칠 수 있는 데가 전혀 없다. 친분 관계를 맺기엔 너무나 먼 그대라고 생각한다”고 한 것과는 상반된 행적이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는 2013년 12월2일 점핑위드러브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김건희 여사가 옆에서 축사를 듣고 있다. 독자 제공

2013년 12월 ‘점핑위드러브전’부터 총 4건의 전시회를 코바나콘텐츠와 공동주관하거나 주최한 위키트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김 내정자의 해명에도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전날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코바나콘텐츠와 모든 전시는 그 당시 오너이자 공동대표인 공훈의씨가 했다. 저와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위키트리를 2009년 창립한 건 맞지만 2013년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면서 주식을 다 팔고 2019년까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내정자는 2019년 위키트리와 코바나콘텐츠가 공동주관 등으로 얽힌 5번째 행사였던 야수파 걸작전에 대해서는 “초청장에는 위키트리-코바나 공동 주최로 나왔지만 위키트리는 이후에 빠졌다”며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시기인데 그때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부인인 걸 처음 알았고 ‘권력자의 부인과 같이 주최하는 건 안 된다’고 공훈의 대표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2019년 위키트리를 다시 인수하며 복귀했고 현재까지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2013년도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위키트리 지분을 백지신탁했고 회사를 떠났으며 저랑 무관한 회사가 됐다”며 “당시 실질적인 위키트리 소유자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코바나콘텐츠랑 전시회를 열었고, 티켓을 전달받아 방문해서 김건희 여사를 처음 봤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2013년 전시회 때 김 여사를) 못 봤다”며 “지금이니까 김건희 여사라고 그러지 그때는 김건희라는 이름도 모르고 존재 자체를 몰랐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이 와달라고 해서 갔다”고 말했다. 2015년 전시회에 대해서는 “티켓을 받아서 갔다”며 “김 여사를 안 만났다”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는 “(김 여사와는) 위키트리 공훈의 대표와 주로 얘기를 했다”며 “위키트리가 계속 전시회를 같이한 건 다른 매체들, 연합뉴스·연합뉴스TV·국민일보 이런 데가 SNS가 너무 약해서 관중 동원력이 없다고 한다. 근데 위키트리는 관중 동원력이 있어서 우리를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또 김 여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월단회’를 통해 접점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훈의 위키트리 대표가 월단회 회원이었고 그 회장이 김종규 이사장이었다고 한다”며 “월단회가 문화계 인사들이 모인 단체인데 김 여사를 문화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 멤버들한테도 완전히 스타였다고 하는데 나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핑위드러브도 우리(위키트리)가 굉장히 하고 싶어했다고 한다”며 “호흡도 잘 맞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월단회는 김종규 이사장이 2011년도에 만든 모임이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김행 후보자는 뻔뻔한 거짓말을 해놓고선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을 믿지 말라고 하나”라며 “자신이 창업한 회사와 김 여사가 설립한 회사가 함께 연 전시회이고 참석하기도 했는데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발뺌하려들다니 기가 막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왜 아무 관련 없는 행사에 매번 참석했나”라며 “김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 숨김없이 밝히기 바란다”고 전했다.


☞ 김행 “2016년 전시회 포함 김건희 여사 딱 두 번 만났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9141929001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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