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독들의 무덤 아시안컵, 클린스만 살아남을까

박대로 기자 2023. 9. 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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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그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렸다.

비판 여론에 직면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결과와 자신의 거취를 연계한 가운데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승을 다짐했지만 아시안컵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의 오른팔로 2006년 한국 축구 사령탑에 오른 핌 베어벡 감독은 2007년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조별예선에서 바레인에 져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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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이 기준점 될 것"…거취 연계 언급
박종환·허정무·코엘류·베어벡 등 사임·경질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9.1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그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렸다. 아시안컵에서 성적을 내지 못한 감독들이 사임과 경질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비판 여론에 직면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결과와 자신의 거취를 연계한 가운데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영국에서 열린 9월 A매치 2연전을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아시안컵이 결국에는 우리의 기준점(벤치마크)이 될 것 같다. 코치진도 마찬가지고 선수들도 일단은 아시안컵에 기준점을 두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결과가 좋지 않으면 팬분들과 언론이 나한테 질문을 던지고 질타를 할 것이다. 그때는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감독의 숙명"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는 아시안컵 성적에 좌우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부임 때도 아시안컵 우승을 1차 목표로 제시했다.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64년 만에 우승을 선물하겠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의 약속이었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의 올라운드 플레이로 조직력을 갖추며 경기를 이끌어 나간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하는 박종환 감독. 2019. 06. 14 semail3778@naver.com

클린스만 감독은 우승을 다짐했지만 아시안컵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수십 년째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1956년 첫 대회와 이어진 1960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통산 2회 우승을 거둔 게 전부다. 1972년과 1980년, 1988년, 2015년에 결승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아시안컵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들의 수난이 이어졌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A 대표팀 감독직을 사임한 최강희 감독의 뒤를 이을 새 사령탑 선임을 위해 열린 2013년도 제2차 기술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3.06.19. go2@newsis.com

박종환 감독이 지휘하던 한국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당시 8강에서 이란에 2-6으로 대패했다. 김도훈과 신태용이 1골씩 넣었지만 박종환호는 역대 아시아팀과 경기 중 가장 많은 실점인 6실점을 당하며 굴욕을 경험했다. 이란전 대패 후 여론이 악화되자 대한축구협회는 박종환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2000년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 후에도 감독이 그만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끈 한국은 이 대회 4강에 올랐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져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조별예선 탈락으로 입지가 좁아져 있었던 허 감독은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 후 자진 사임했다. 이후 박항서 감독 대행을 거쳐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다.

【파주=뉴시스】 27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 2차예선 예멘전을 하루 앞둔 올림픽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종료후 환하게 웃고 있는 베어벡감독. /이동원기자 dwlee@newsis.com

2003년 지휘봉을 잡은 움베르트 코엘류 감독은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한 경우다. 미드필드를 활용한 아기자기한 축구를 표방했던 코엘류 감독은 아시안컵 지역 예선에서 베트남과 오만에 충격패를 당하며 졸전을 거듭해 비난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2004년 3월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2차 예선 몰디브전에서 0-0으로 비기자 대한축구협회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고 코엘류 감독은 경질됐다.

히딩크 감독의 오른팔로 2006년 한국 축구 사령탑에 오른 핌 베어벡 감독은 2007년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지만 조별예선에서 바레인에 져 충격을 안겼다. 이어 8강 이후 토너먼트에서 3연속 0-0 무승부라는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베어벡 감독은 대회 후 자진 사퇴했다.

아시안컵에서 변변치 않은 성적을 거두고도 감독직을 유지해 이후 월드컵에서 소기의 성과를 낸 파울루 벤투 감독도 있다. 벤투 감독은 2019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로 져 탈락했지만 유임됐다. 이후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뤘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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