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동호회원 '막말'…"살해협박 듣고 발작증세"

'자전거 칸 탔다는 이유로 욕설·살해협박'
'승객에게 불편 주면 안 된다'는 규정 무시

[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지하철 자전거 칸에 탑승한 할머니에게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YTN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경의중앙선 지하철에서 한 할머니가 자전거 칸에 탔다는 이유로 자전거 동호회원들에게 욕설을 듣고 살해 협박을 받았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장비를 갖춰 입고 자전거를 끌고 온 중년의 동호회원들이 할머니에게 "그냥 가만히 가면 될 것이지 말이 많아. XX"라며 소리치는 모습이 담겼다. 놀란 할머니는 발작 증세까지 보였다고 한다.

지하철 안내 문구에는 주말과 공휴일에만 자전거를 실을 수 있고,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쓰여 있었다.

현장에 있던 20대 여성 A씨는 역 번호를 찾아 신고했지만 10분이 지나도 역무원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A씨는 또 다른 20대 여성과 함께 할머니를 모시고 인근 역에서 하차했다.

여성들은 역 내 SOS 버튼을 눌러 도움을 요청했지만 역무원은 5분가량 지난 뒤에 나타났다고 한다.

목격자에 따르면 역무원은 "경찰에 바로 신고했어야지"라며 "그 사람들을 붙잡고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코레일 메뉴얼에 따르면 신고를 접수한 직원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한 뒤 전동차를 순찰했지만 할머니와 목격자들은 이미 내린 뒤였다"고 YTN에 설명했다.

코레일에는 사법권을 가진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있어 난동범이 나타나면 합법적으로 제지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young445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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