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사정없이 졸라 세번 기절"…인천서 학폭 발생, 가해자는 촉법소년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인천 한 중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을 상대로 수개월에 걸쳐 폭력을 행사하는 등 괴롭혀왔다는 정황이 발생했다.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의 목을 졸라 수차례 기절시키는 등 심각한 폭력을 저질렀지만 촉법소년이어서 처벌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피해자 측은 호소하고 있다.

15일 피해자 가족 등에 따르면, 인천 모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A 군은 같은 반 B 군으로부터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폭행과 괴롭힘을 당해왔다. 학기 초인 4월부터 괴롭힘이 시작됐으며 최근까지 폭력이 이어졌다고 한다.

B 군은 최근 A 군을 상대로 '기절 놀이'라며 3차례 기절시킨 일이 있었다. A 군의 누나는 "(B 군이 A 군의) 목을 사정 없이 졸랐고 매번 다른 친구들이 몸을 흔들면 겨우 깨어났다고 한다"고 연합뉴스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점심시간에 학교 급식실에서 B 군은 A 군에게 양손을 뺨에 올리라고 지시했고 그 위를 여러 차례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B 군이 A 군을 때린 것은 처음 있던 일이 아니었다"며 "얼굴과 몸에 상처를 내지 않는 악랄한 방식으로 폭행해왔다"고 주장했다.

B 군은 또 A 군에게 자신의 숙제를 하도록 시키고 숙제를 못 하면 얼굴과 몸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피해자 측은 주장했다.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A 군에게 반성문을 대신 쓰게 하기도 하고, 눈이 마주쳤다거나 짜증 난다는 이유 등으로도 수십차례 때렸다고도 전했다.

학교 측은 사건을 인지한 후 관련 학생들을 즉시 분리하고 B 군에게 7일간 등교 중지 조처를 내렸으며, 등교 중지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함께 피해 학생의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사안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상정되면 심의를 거쳐 B 군에 대한 처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A 군 측은 지난 13일 B 군을 폭행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B 군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이어서 처벌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자 측은 "가해자는 촉법소년인 탓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상황을 못 견딘 피해자가 전학을 가는 게 현실"이라며 "촉법소년에 대한 합당한 처벌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