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1위’ KIA 28세 특급 유격수는 개점휴업…오지환 대역전극? GG 레이스 ‘흥미진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즌 막판인데 3주간 개점휴업한다.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가 요동칠 수 있다.
‘타이거즈 특급 유격수’ 박찬호(28)가 12일 대구 삼성전서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들어가다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를 다쳤다. 1군에서 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당분간 타격은 불가능하다. 김종국 감독은 박찬호의 손가락이 회복되는데 약 3주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KIA는 박찬호의 타격과 수비 공백 속에 13일 광주 롯데전서 6회 강우콜드게임 패배를 안았다. 박찬호는 작년을 기점으로 수비형 유격수에서 탈피, 공수주 겸장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에는 생애 첫 3할과 함께 골든글러브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타격 테크닉과 수비 안정감이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실제 10개 구단 유격수들 중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115경기서 414타수 125안타 타율 0.302 3홈런 48타점 64득점 29도루 장타율 0.382 출루율 0.358 OPS 0.740 득점권타율 0.343.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3.95로 리그 18위이자 내야수 6위, 유격수 1위다. WAA 0.969로 리그 4위이자 100경기 이상 출전한 유격수들 중 2위.
그러나 박찬호가 최소 3주간 방망이를 잡지 못한다면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가 묘하게 흘러갈 수 있다. 박찬호가 지금까지 가장 앞서간 건 맞지만 압도적인 레이스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각종 수치들을 보면 역시 2022년 골든글러버 오지환(LG)이 만만치 않다.
오지환은 올 시즌 102경기서 352타수 96안타 타율 0.273 5홈런 53타점 53득점 15도루 장타율 0.389 출루율 0.381 OPS 0.770 득점권타율 0.313이다. 클래식 스탯만 봐도 박찬호보다 볼륨이 조금 처지지만 큰 격차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타점이나 OPS는 오히려 앞서간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25홈런을 터트렸고, 20도루를 해내면서 생애 첫 20-20을 찍은 2022시즌보다 조금 처지는 건 맞다. 그래도 스탯티즈 기준 WAR 3.41로 리그 26위이자 유격수 2위다. WAA 0.513으로 리그 15위이자 100경기 이상 출전한 유격수들 중 4위다.
종합하면 당장 하루이틀 쉬면 박찬호 대세론이 뒤바뀌지 않겠지만, 장기결장이라면 오지환의 추격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2022시즌 오지환의 대항마였던 박성한(SSG)도 있다. 당분간 오지환의 행보가 자연스럽게 주목받을 듯하다.
박찬호는 오래 전부터 골든글러브가 꿈이었다. 당당하게 언론에 밝힌 게 올해가 처음일 뿐이다. 정말 올 시즌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최고 유격수다운 행보를 했다. 그러나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한번에 결정적인 시기에 추격을 당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 또한 박찬호 야구인생에선 큰 경험이자 공부가 될 수 있다.
한편으로 오지환의 막판 스퍼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전히 국내 유격수 서열에선 탑이다. 올 시즌 활약상이 박찬호보다 좀 처질 뿐, 충분히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유격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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