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8’→통합우승→파이널 MVP…‘캡틴’ 박무빈, ‘스승’ 주희정 감독에게 전한 마지막 인사 [MK인터뷰]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9. 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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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선수였던 내게 농구의 눈을 뜨게 해준 (주희정)감독님께 감사합니다.”

고려대는 지난 14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결승전에서 대접전 끝에 60-57 승리,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파이널 MVP는 박무빈이었다. 그는 17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고려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투표에 나선 취재진 역시 만장일치로 선택한 MVP였다.

파이널 MVP는 박무빈이었다. 그는 17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고려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투표에 나선 취재진 역시 만장일치로 선택한 MVP였다. 사진=대학농구연맹 제공
박무빈은 우승 후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집중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열심히 했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이런 경기를 통해 내년에 더 잘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또 깨달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한 번은 했어야 하는 경기였다”고 이야기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차출된 문정현의 빈자리. 박무빈에게 있어 하나 남은 20학번 동기의 공백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후반기 내내 부족함 없이 고려대를 이끌었다. 정기전, 그리고 대학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대활약했다. 주희정 감독 역시 박무빈에 대해서 물을 때마다 “단 한 번도 걱정한 적이 없는 선수”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박무빈은 “(문)정현이는 하나 남은 동기이며 의지가 되고 또 부주장 역할을 잘해줬기에 함께하기 편한 친구였다. 사실 정현이가 없어서 힘든 것도 맞지만 본인이 더 미안해하고 있을 것이다. 또 가장 아쉬운 사람도 정현이가 아닐까 싶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현이의 공백이 없는 듯 뛰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정현이도 국가대표팀에서 편히 우리의 게임을 지켜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후배들도 그만큼 더 노력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무빈의 가치는 위기에 더욱 빛났다. 3쿼터 한때 38-50, 12점차로 밀린 고려대. 그러나 박무빈은 추격전을 이끌며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다. 돌파면 돌파, 점퍼면 점퍼, 그리고 3점슛까지 부족한 점이 없었다.

박무빈은 “우리에게 가장 큰 고비가 있었다면 바로 3쿼터였을 것이다.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고 리바운드를 내주면서 3점슛까지 얻어맞는 등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후배들에게 수비, 그리고 속공으로 잘 이겨내자고 했고 잘 따라줬다. 덕분에 4쿼터부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고려대 ‘캡틴’ 박무빈은 주희정 감독에게 “반쪽짜리 선수였던 내게 농구에 눈을 뜨게 해준 사람”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대학농구연맹 제공
연세대를 무너뜨린 경기 종료 직전 문유현의 빅샷도 박무빈의 손에서 시작됐다. 박무빈은 유기상을 제치고 난 후 연세대 수비진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그리고 완벽한 슈팅 기회를 잡은 문유현에게 패스, 3점슛으로 연결되면서 극적인 승리를 해낼 수 있었다. 팀의 리더이자 포인트가드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120% 수행한 순간이었다.

박무빈은 “서로 힘든 상황이었다. 나를 막고 있는 (유)기상이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더라. 슈팅보다는 돌파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문)유현이를 막고 있었던 선수가 깊게 수비하기에 패스했다(웃음). 유현이가 던진 순간 들어갈 것 같았다”고 밝혔다.

고려대에서 4년, 저학년 시절에는 연세대에 밀렸던 박무빈이지만 고학년이 된 후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는 승리의 상징이 됐다. 프로 관계자들의 깊은 관심에도 얼리 엔트리보다는 졸업을 선택하기도 했다. 고려대, 그리고 주 감독 입장에선 박무빈만큼 예쁜 선수는 없을 듯하다.

박무빈은 역시 주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며칠 전에 감독님에게 찾아가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웃음)”면서 “고교 시절에는 공격밖에 몰랐다. 농구는커녕 반쪽짜리 선수였다. 1, 2학년 때 많이 힘들기도 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10가지 중 1가지라도 새겨듣기 위해 노력했고 하나씩 채우다 보니 농구에 눈을 떴다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프로에 가서 감독님의 제자라는 타이틀, 명성에 금이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끝까지 살아남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안암(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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