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가 걸린 문제? 북 수행원들, 김정은 의자 '점검 또 점검'

이재승 기자 2023. 9. 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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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과연 누구의 생사가 걸렸을까요? 자, 이것은 곧바로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정성스럽게 의자를 닦는 사람이 있습니다. 의자 등받이부터 팔걸이 그리고 아래쪽 다리 부분까지 꼼꼼하게 닦습니다. 자세히 보면 손에는 흰 장갑까지 끼고 있습니다. 소독제를 뿌리기도 합니다. 여기가 어디일까요? 뒤쪽에 힌트가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국기가 보이고, 한글과 러시아어가 나란히 씌어있습니다. 바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곳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말 꼼꼼하게 의자를 닦고 있는 저 사람은 김 위원장의 수행원으로 봐야겠군요?

[기자]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회담 직전까지 북한 수행원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앉을 의자에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했습니다. 이 의자가 뒷다리가 없는 독특한 형태기 때문인데요, 앞쪽 두 다리가 'ㄴ' 자로 휘어진 형태로 체중이 실릴 경우 버틸 수 있을지 우려하는 듯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앵커]

아, 그래서 의자를 꼼꼼히 점검했군요, 혹시 의자에 문제가 생긴다면 북한 경호원으로서는 정말 생사가 걸린 문제가 되겠군요.

[기자]

그러게요, 그래서 저 의자는 이미 한번 교체가 된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국 수행원들은 회담 배석자들이 앉을 의자 중 하나로 교체했습니다. 디자인은 같았지만 더 안정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것만으로 부족했는지 흰 장갑을 낀 남성 수행원이 하얀 손수건으로 의자 등받이와 앉는 부분을 몇 분간 쉬지 않고 닦았고, '소독'한 뒤에는 금속탐지기로 닦은 부분을 검사했습니다.

[앵커]

보니까 북한 수행원들은 정말 열심히 의자를 정리하는 모습이고, 그동안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앉을 의자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 간 협력을 다짐했지만, 북한은 뭔가 미심쩍은 것을 남기려고 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전날 전용 열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이 마이바흐 방탄 리무진 차량을 타려고 할 무렵에도 경호원들이 무언가를 손에 들고 플랫폼 주변을 뛰어다녔는데요, 온도와 풍속, 이슬점 등을 확인하는 휴대용 기상 관측기였습니다.

[앵커]

위원장이 회담 장소에 도착해 푸틴 대통령과 만날 때 러시아와 북한의 사진 기자들의 자리싸움도 치열했다고요?

[기자]

북한 기자들도 경호원 못지않았다고 하는데요,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우주기지에서 만나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양국 기자들이 자리싸움을 할 때 북한 기자들은 1cm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양국 기자들의 치열한 기 싸움을 본 푸틴 대통령은 "사이 좋게 하시라"라며 직접 중재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의 한 기자는 "나는 무조건 북한 동료에게 양보할 것이다. 그들에겐 삶과 죽음의 문제였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조금 전에 들어온 내용인데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가 전투기 제작 공장에 도착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첨단 전투기인 수호이를 비롯해 민간 항공기도 만드는 곳입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2002년 이곳을 방문해 전투기 공장을 둘러본 적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수호이 전투기 공장을 둘러본 뒤 이어서 태평양 함대까지 방문할 예정인데요, 이 밖에도 인공위성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러시아아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무엇보다 북한이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를 등에 업고 군사력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유엔 제재 틀 안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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