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즉전 선발 황준서, 차세대 우완 마무리 김택연··· 새 ‘황금세대’의 프로 경쟁, 이제 막 올랐다

심진용 기자 2023. 9. 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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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2순위 지명을 받은 한화 황준서(장충고)와 두산 김택연(인천고)이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제공



좌완 즉전감 선발 황준서, 잠재력 충만한 우완 마무리 김택연.

올해 고교 최대어로 꼽히던 두 투수가 2024 KBO 드래프트 전체 1·2순위를 장식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사람이기에 앞으로 KBO 무대에서 펼쳐질 경쟁 구도에 한층 더 관심이 쏠린다.

손혁 한화 단장은 전체 1순위로 장충고 황준서를 지명하면서 “1년 내내 스카우트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선수”라고 말했다. 마산용마고 장현석이 LA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황준서는 확고부동한 1순위 후보로 올라섰다. 좌완으로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데다,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좌완에 스플리터라는 조합은 프로 무대에서도 사례가 많지 않다. 한화 스카우트 관계자는 “안정된 제구에 확실한 스플리터를 갖췄고, 체격적으로 더 키질 수 있는 체형이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크다”면서 “평균 구속 상승 여지가 크고, 선발 투수로서 더 갖춰진 투수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당분간 다시 오기 힘들지도 모를 전체 1순위 지명 기회였던 만큼 마지막까지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준비를 했고, 가장 가치 높은 선수를 선택했다는 전언이다.

황준서는 “잘하는 선수들 가운데서도 첫 번째로 뽑혀 영광”이라고 했다. 전체 1순위의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프로 데뷔도 전에 라이벌 구도가 잡힌 2순위 김택연(인천고)와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도 크다.

황준서 바로 다음 순번으로 두산에 뽑힌 김택연은 현재로선 불펜 투수로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 김태룡 두산 단장도 김택연을 지명하며 “빠르면 2~3년 안에 두산의 스토퍼(마무리)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대만에서 열린 18세 이하 야구월드컵 등을 통해서 선발 투수로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택연은 지난 10일 대회 3·4위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105구 완봉승을 거뒀다. 김택연은 “대만에서 선발로도 무리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두산 스카우트 관계자는 “장현석이 남았다면 좀 더 고민했겠지만, 황준서와 비교라면 우리는 무조건 김택연이었다”면서 “트랙맨 수치는 이미 프로 상위 레벨”이라고 말했다.

드래프트 현장에서 만난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황준서에 대해 “지난해 드래프트 때 윤영철(KIA)을 극찬했는데, 황준서도 그렇게 본다. 아프지만 않으면 당장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다른 투수 자원들과 비교해도 한 차원 위라는 이야기다.

김택연 역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선발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 위원은 “김택연이 프로 1군 좌타자들을 상대하려면 평균 구속을 확실하게 더 끌어올리든가, 포크나 체인지업 같은 떨어지는 공의 완성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김택연을 LG 이정용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이정용도 시즌 중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면서 투구 위력이 배가됐다.

‘류·윤·김(류현진·윤석민·김광현)’으로 대변되는 리그의 젊은 에이스들이 과거 한국야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올해 드래프트에 나온 투수 자원들도 질과 양에서 근래 가장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야구의 중흥을 이끌 재목들이다. 황준서와 김택연을 비롯해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발을 딛는 이들의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부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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