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서 잠든 여성 30분 성추행…기사·승객 협동해 잡았다

잠든 여성을 성추행하고 있는 A씨(빨간원)와 이를 촬영하고 있는 승객(하얀 원). /채널A 보도화면

버스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여성을 30분 동안 성추행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5일 서울 금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준강제추행 혐의로 40대 남성 A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여성 승객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약 30분간 성추행한 혐의다.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사건 당일 밤 11시 30분쯤 반바지에 민소매 차림으로 버스에 올라탄 A씨는 주변에 빈자리가 많은데도 술에 취해 뒷자리에서 자고 있던 피해 여성 승객 옆에 앉았다. 이후 A씨는 옆자리 여성 승객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성추행을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주변 승객과 버스 기사의 재빠른 대응으로 검거될 수 있었다.

맨 뒷자리에 있던 승객은 A씨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증거를 남겼고, 다른 승객에게 조심스럽게 손짓을 해 상황을 알렸다.

범행 사실을 인지한 다른 승객은 곧바로 버스 기사에게 상황을 알렸다.

승객의 신고를 받은 버스 기사는 거울로 범행 상황을 파악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버스에서 내리려고 하자 버스 기사는 뒷문을 열지 않고 앞문 하차를 유도하며 자연스럽게 시간을 끌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종점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버스 내 설치된 CCTV에는 범행 장면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는데 승객이 촬영한 영상 때문에 A씨 혐의 입증도 수월했다.

A씨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승객은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언론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다.

금천경찰서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A씨의 성범죄 전과 유무는 개인정보라 알려 줄 수 없다. 이외에 사건 관련 내용도 피해자 보호를 위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