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中 스파이, 영국 고위 관리들 '헤드헌팅' 하려 해"

英 의회 내 中 스파이 문제로 논란 불거져
"中 제기한 위협 인식…투자 늘려 시스템 구축할 것"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가두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8.30/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중국 스파이들이 영국의 군인과 공무원 등 고위 관리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영국 정부가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정보안보위원회(ISC) 보고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라는 문서에서 "정부는 중국이 정부, 군대, 산업계 등 민감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주요 직책에 있는 영국인과 동맹국 국민을 '헤드헌팅' 하려 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은 모든 국가 기관, 기업, 시민을 포섭한다"며 "이러한 '국가 전체' 접근 방식은 중국이 영국을 공격적으로 표적으로 삼을 수 있음을 의미하지만 활동 규모로 인해 탐지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중국이 영국의 안보, 번영 및 가치에 가하는 체계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 전문 지식 및 지식을 갖추기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을 두 배로 늘렸고, 중국이 제기하는 장기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계속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중국 공산 정권이 우리의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삶의 방식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내정보국(MI5)은 "중국 활동에 대해 2018년보다 7배나 많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때 대테러에 지출했던 예산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영국 정부의 이번 발언은 지난 7월 ISC가 중국이 영국에 국가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대한 정부 공식 대응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다. 당시 ISC는 중국 공산당이 영국 경제의 모든 부문에 성공적으로 침투하려 하고, 영국 정부는 이에 대처할 자원,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또 최근 영국 의회 연구원 두 명이 중국 스파이로 활동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나며 경각심은 더욱 높아졌다. 해당 연구원은 여러 집권 보수당(토리당) 의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MI5는 토리당의 의원직 후보 두 명이 중국 스파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수낵 총리는 지난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이와 관련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