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 두고 전쟁터 나섰던 故 박동근 일병… 73년 만에 귀환

허고운 기자 2023. 9. 15. 1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임신 중인 아내를 두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20세 나이에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26연대 소속 고(故) 박동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항 전투'서 전사·2005년 유해 발굴… 216번째 신원 확인 사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05년 경상북도 포항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26연대 소속 고(故) 박동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박 일병 유해. (국방부 제공) 2023.9.15/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임신 중인 아내를 두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20세 나이에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26연대 소속 고(故) 박동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박 일병은 군 당국이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개시한 이후 216번째로 유해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국유단에 따르면 고인은 1929년 9월 전북 익산에서 4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부모를 도와 농사를 짓던 중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군에 입대했다. 당시 박 일병 부인은 딸을 임신 중이었다. 그리고 박 일병은 '포항 전투'에서 북한군 남하를 저지하다 1950년 8월 전사했다.

국유단은 전쟁 당시 부역으로 동원됐던 지역 주민들이 '흩어져 있던 전사자 유해를 도음산 정상 부근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2005년 3월 전문 발굴 병력을 통해 유해 발굴에 나선 결과, 좁은 공간에 겹겹이 쌓여 있던 유해 다수를 수습할 수 있었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왼쪽)이 14일 6·25전쟁 전사자 고(故) 박동근 일병 유가족 자택에서 신원 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9.15/뉴스1

이후 국유단은 본적지가 전북 익산으로 기재돼 있던 박 일병 병적자료와 해당 지역 제적등본의 비교작업을 거쳐 고인의 조카로 추정되는 영식씨(63)로부터 작년 10월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고, 유해와의 대조 분석를 거쳐 가족 관계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영식씨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가슴이 뛰어올랐다. 삼촌(박 일병)의 얼굴도 못 본 채 유해만이라도 보고 싶었던 누나(박 일병의 딸)가 먼저 세상을 떠난 게 안타깝고 슬프다"며 "삼촌을 찾기 위해 노력해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국가에 대한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일병 입대 후 태어난 딸은 최근 숨졌다고 한다.

박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전날 인천 서구 소재 박 일병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됐다.

6·25전사자 유가족(전사자의 친·외가 포함 8촌까지)은 국유단에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에 필요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가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을 땐 포상금 1000만원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6·25전쟁 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유가족의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