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의사 초음파 사용 허용…의료계 "자궁내막암 진단 못했다" 유감

문세영 기자 2023. 9. 1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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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진단기기로 진료를 한 한의사가 무죄 판정을 받았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9부는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한의사 A씨에게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법은 의료와 한방의료를 구분해 이원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피고인인 한의사가 2년간 초음파 진단기기를 68회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궁내막암 발병 사실을 제때 진단하지 못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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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megaflopp/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초음파 진단기기로 진료를 한 한의사가 무죄 판정을 받았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9부는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한의사 A씨에게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초음파를 68회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의료법상 의사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행위를 시행해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과 2심에서 한의사는 초음파 촬영을 할 수 없다며 A씨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해당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의료공학과 과학기술이 발전한 만큼,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초음파 진단기기를 보조적으로 활용해서 진료한 행위가 한의학적 원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명백하거나 보건위생상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법은 의료와 한방의료를 구분해 이원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피고인인 한의사가 2년간 초음파 진단기기를 68회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궁내막암 발병 사실을 제때 진단하지 못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음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그런 사실을 묵과했다”며 “의료는 과학적으로 안전성, 유효성, 효과성이 입증된 방법으로 필요에 따라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한의사에게 굳게 채워져 있던 현대 진단기기 사용 제한이라는 족쇄를 풀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합법이라는 지난해 12월 판결 이후 뇌파계, 엑스레이 방식 골밀도측정기까지 승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행 의료법상 한의사가 방사선을 이용한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은 검찰이 불복 시 대법원에 재상고될 수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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