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서 경쟁자로' 박지수 "北선수들, 다시 보자고 했는데"

박지혁 기자 2023. 9. 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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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가 김혜연이 맞는 것 같아요. 머리가 짧았는데 길렀나 봐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기둥 박지수(25·KB국민은행)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던 남북단일팀 일원이었던 북한 선수들과 다시 만날 기대감에 부풀었다.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서 단일팀의 북한 선수로 함께 했던 로숙영(30), 김혜연(25)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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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숙영·김혜연, 아시안게임 명단 포함…29일 남북대결
2018 자카르타-팔렘방서 남북 단일팀으로 은메달 합작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준결승 남북단일팀과 대만의 경기가 열린 30일(현지시각)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경기장에서 3점슛을 성공시킨 남북단일팀 로숙영(북측)이 박지수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2018.08.30. scchoo@newsis.com

[용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이 선수가 김혜연이 맞는 것 같아요. 머리가 짧았는데 길렀나 봐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기둥 박지수(25·KB국민은행)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던 남북단일팀 일원이었던 북한 선수들과 다시 만날 기대감에 부풀었다.

북한은 오는 23일 막을 올리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191명 규모의 선수단을 보낸다.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서 단일팀의 북한 선수로 함께 했던 로숙영(30), 김혜연(25)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력의 핵심이었던 박지수와 로숙영은 당시 결승에서 중국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 종합대회 단체 구기종목을 기준으로 당시 여자농구 은메달이 단일팀 첫 메달로 기록됐다.

5년 전, 동료로 함께 했다면 이번에는 적으로 대결을 펼친다. 29일 조별리그에서 남북대결이 성사됐다.

박지수는 "5년 만에 만나는 건데 정말 반가울 것 같다. 단일팀은 소중한 기억이다. 그때 입었던 유니폼을 지금도 방에 걸어뒀는데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끔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헤어질 때, 유니폼에 글귀를 하나씩 써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로숙영 선수는 '최고가 돼서 다시 만나자'고 썼고, 김혜연 선수는 '다시 만나자'고 했다. 특히 김혜연 선수는 나와 동갑이라서 친구처럼 반말을 하며 가깝게 지냈다"고 기억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후 남북단일팀 북측 선수들의 출국을 앞둔 3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수촌에서 남북단일팀 로숙영(북측)과 김한별 등 양측선수들이 손을 꼭 잡고 작별의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9.03. scchoo@newsis.com

항저우아시안게임 공식 정보사이트 '마이인포'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선 "김혜연 선수는 원래 머리가 짧았는데 길렀나 보다"며 웃기도 했다.

북한이 대회에 임박해 엔트리를 변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박지수는 "자카르타 선수촌 식당에서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하면서 김혜연 선수가 정말 많이 울었다. 꼭 코트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일팀으로 뛰었던 5년 전과 지금은 많은 게 다를 것 같다. 반가운 것은 반가운 것이고, 코트에서 선의의 경쟁자로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다. 더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여자대표팀은 개막을 약 열흘 앞두고 진천선수촌에서 나와 촌외훈련을 진행 중이다.

박지수는 "아픈 곳은 전혀 없다"면서도 "박신자컵 이후에 컨디션이 좀 가라앉았다. 감각을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다. 아직 제 모습은 아니다"고 했다.

여자농구는 지난 여름 큰 시련을 겪었다. 6월 202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5위에 머물러 파리올림픽 최종예선 출전이 좌절됐다.

[용인=뉴시스]여자농구 대표팀 박지수

박지수는 "실수를 만회하고 싶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후회는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있을 아시안게임에서 후회 없이 하고 싶다"며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일본, 중국이 강하지만) 공은 둥글다는 생각으로 미래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경은(신한은행), 김단비(우리은행) 언니들이 친구처럼 편하게 해주고, 대표팀에 또래 선수들이 많아서 분위기는 정말 좋다. 원래 한 소속팀에서 뛰었던 선수단 분위기"라고 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태국, 북한, 대만과 C조에서 경쟁한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2시30분 태국과 1차전을 치르고, 29일 오후 6시30분 북한을 상대한다. 이어 10월1일 오후 2시30분 대만과 최종전을 갖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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