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7년 성폭행한 父 "엄마 없으니 네가 대신"…조모는 "안 피한 네 잘못"

친부 "딸에게 성관계 물어보고 한 것,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한다"
교도관 제지에 출소한 친부 놓쳐 행방 묘연…피해자 불안감 호소

(실화탐사대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어린 시절부터 7년간 친부에게 성폭행당한 피해자가 아빠의 출소에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14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는 2007년 초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 친아빠에게 성폭행당한 박하은(24·가명)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당시 하은씨는 같이 목욕하자는 아빠의 말에 기뻐하며 따라 들어갔다가 씻을 수 없는 기억을 안게 됐다. 그날 이후로 아빠는 무려 7년간 친딸 하은씨를 협박해 옷을 벗게 한 뒤 성추행하거나, 성관계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면 오빠를 사정없이 때렸다고 한다.

아빠한테 매일 성추행 당했다고 고백한 하은씨는 "아빠가 '네가 엄마가 없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 그러니까 성행위는 네가 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혼한 엄마의 자리를 대신 채워 성관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하은씨의 친부는 9년 전 경찰 조사에서 "딸이 거짓말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제가 기억이 안 난다"고 회피했다. 이어 "성관계를 하면 하은이가 받을 충격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봤다. 다 물어보고 그렇게 한 것"이라며 "'딸한테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게 많이 이상한 거 같지만, 잘못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진술했다.

(실화탐사대 갈무리)

이후 친부는 징역 9년 형을 받았으나, 하은씨는 무기력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었다.

하은씨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던 건 다름 아닌 친할머니였다. 부모님 이혼 후 하은씨를 어린 시절부터 직접 키워주셨던 할머니는 자기 아들이자 하은씨 아빠 편에 섰다. 당시 만 14살이었던 하은씨에게 가해자인 아들을 위한 선처 탄원서 작성까지 강요했다고 한다.

하은씨가 할머니에게 "나 때문에 아빠가 감옥에 갔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할머니는 "그게 맞는 말"이라고 답했다.

할머니는 "맞아 죽어도 네가 피했으면 그런 일 안 당하잖아. 네 잘못도 있다. 용서해 줘라"라면서 "네 자식 낳아서 키워 봐라. 내 입장 같으면 네가 어떻게 하겠냐. 난 너한테 잘못한 거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하은씨는 "할머니가 옛날에 잘못했던 거 사과하고 화해하길 바랐다. 결국 가해자의 엄마구나"라며 오열했다.

(실화탐사대 갈무리)

2023년 9월 5일. 아빠의 출소일이 다가오자 하은씨는 "아빠가 (그때) 신고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한 하은씨는 호신용품을 사고 아빠가 찾아올 것을 대비해 주소지 열람 제한신청도 했다.

이후 아빠의 출소일. 하은씨는 아빠의 최근 행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용기 내어 제작진과 함께 교도소로 향했다. 제작진이 하은씨 친아빠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교도관이 "이 사람은 (아닙니다)"라며 제지해 그를 놓치고 말았다. 교도관은 출소한 재소자를 택시 태워 안전하게 집에 보내는 것까지가 의무라고 설명했다.

친부는 출소 당일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가버렸고, 돌발 상황에 하은씨는 그의 행방조차 알 수 없게 됐다. 하은씨는 "아빠가 어디로 가는지 좀 알았으면 좀 더 안심되고 덜 불안했을 텐데, 진짜 황당하다"면서 "그 사람으로 인해 제게 위험한 일이 절대 안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부의 출소 다음 날, 하은씨는 할머니로부터 "아빠 나올 때 기자 데리고 갔냐? 네가 아빠를 웃음거리로 만들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거 아니냐. 미래를 생각해라. 네 자식들, 후손들한테 부끄러움이 없게끔 살라"고 호통쳐 충격을 안겼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