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 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대미 '적개심' 공유"

이설 기자 2023. 9. 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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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5개월여 만에 정상회담을 연 북한과 러시아가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마주하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더 밀착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15일 제기됐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견제를 넘어 '적개심'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양국 관계는 더욱 밀착해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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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硏 보고서…"3월 러시아 대외 전략 변화, 北과 밀착 계기"
"북러 정상회담 파장, 예상 뛰어넘을 수 있지만 과대평가 경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모습. 2023.09.1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4년 5개월여 만에 정상회담을 연 북한과 러시아가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마주하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더 밀착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15일 제기됐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북러 정상회담 평가와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소련 해체 이후 30년 동안 소원했던 북러 관계가 다시 밀착하게 된 계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현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올해 3월에 발표한 '러시아연방 대외정책개념'에서 서구 문명과의 결별을 천명하며 미국 패권을 종식시키기 위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반미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고 "북한은 과거 동맹국이던 러시아가 이제라도 대미 '성전'(聖戰)에 합류한 것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곤란에 빠진 러시아에게 북한은 탄환과 포탄, 재래식 무기를 제공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를 무조건 지지하고 대미 전선에서 같은 참호에 서기를 마다하지 않는 믿음직한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북한 역시 러시아를 통해 군사 기술과 식량, 에너지 자원을 확보할 수 있어 체제를 유지하고 도발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견제를 넘어 '적개심'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양국 관계는 더욱 밀착해 들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동북아와 한반도에 미칠 파장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크고 깊을 수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 북러관계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현 연구위원은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기술을 지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그것이 수사에 그칠지 아니면 빠른 속도로 실현될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고급 군사기술과 첨단 무기의 제공 여부는 향후 미러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추이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북러 밀착이 북중러 연대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미중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따라 중국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미국의 패권을 종식시킨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서 중국과 러시아는 같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는 "오히려 북한과 러시아가 상호 밀착과 군사 협력의 기대 효과를 한껏 부풀려 한국 내 진영 논리를 자극하는 '심리전'의 재료로 이용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악화시키면 북러가 밀착할 수 있다는 한국 사회 내의 우려를 러시아는 잘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자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스스로 국제 합의와 핵 비확산 체제를 부정하는 행동을 하지 말도록 강력하게 경고하고, 기형적인 체제를 고수하면서 광인 전략과 벼랑 끝 전술을 즐겨 구사해 온 북한과의 협력이 결국 러시아의 위상과 신뢰를 실추시킬 수 있음을 주지 시켜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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