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정치인=정신병자’는 혐오 표현” 지적에 천하람 “행간을 봐달라”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국회의원을 ‘정신병자’로 지칭한 데 대해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이 ‘혐오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천 위원장은 15일 “행간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제가 정신질환을 가진 국민을 비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천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국회의원 109명에게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라는 제목의 책을 보내며 “자칭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는커녕 서로 골수 지지층을 모아 해괴한 빨갱이 논쟁과 친일파 몰이, 남 탓이나 하고 있으니 정상적인 국민이 보기에 정신병자들이 아니면 무엇이겠나”라는 내용의 편지를 동봉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의원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22년 최종견해를 통해 우리나라 언론과 정치 논쟁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비롯해 심리사회적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태도와 만연한 증오 등 혐오 표현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면서 “천 위원장님의 이번 행동은 오히려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한 채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혐오를 더욱 불러일으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썼다.
천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이 책을 보낸 데 대해 “우리가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정치를 하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이 헛발질해주기만을 기다리는 형태의 정치”라며 “제가 정치적으로 아직 원로도 아니고 굉장히 건방진 행동이다. 그래도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지금 당 내부에서 부글부글하는 데도 불구하고 일단 공천부터 받고 봐야 되니까 다들 쫄아가지고 얘기를 못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우선 ‘건방지다’ ‘싸가지 없다’는 비판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정치적 올바름이나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의미 있는 지적을 해주셔서 좋다”고 했다. 천 위원장은 “제가 국회의원을 비하했다고 하면 받아들이겠다. 그런데 제가 쓴 내용을 보면 정신질환을 가진 국민을 비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행간을 고려해 달라. 손가락이 아닌 달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더 나아가서 김 의원을 포함한 많은 의원들이 지금 당의 노선과 메시지에 대해서도 더 민감성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더 좋지 않겠나하는 부탁도 드린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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