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유니티, 하루만에 "재설치 요금-소급적용 없다" 

박명기 기자 2023. 9. 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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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설치 런타임 수수료 “수익내지 못한 크리에이터 청구 없거나 적다”

"가격 인상의 대상은 극소수다. 유니티 고객의 90% 이상은 영향이 없다."

게임 개발에 자주 쓰이는 콘텐츠 제작 엔진 유니티가 갑작스럽게 발표한 새 가격 정책에 게임 업계가 반발하자 해명을 내놨다. 

공지 하루 만에 "재설치 요금 안받고 소급적용도 않겠다"며 수정안을 제시했다. 개발자들이 납득할 수 없다고 한 정책 중 하나가 재설치 요금과 소급적용이었다. 특히 "소급 적용만 안됐어도 논란이 반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유니티는 "새로운 런타임 수수료 정책을 발표한 후 많은 혼란과 불만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루만에 나온 수정안에서 재설치요금과 소급적용을 뺐다. 

문제는 이 수정안이 개발자들에게 큰 틀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몇 가지 정도 수정안으로 받아들일 경우다. 반대로 유니티가 개발자들의 요구를 수용한 '용단'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번 수정안에 대한 시각이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다운로드 수 기반 과금에 전 세계 개발자 반발

12일(현지시간)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블로그를 통해 2024년 1월 1일부터 적용하는 새 가격 정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판매량'이 아닌 이용자들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반으로 하는 과금 체계다.

무료 이용자와 소규모 개발팀용인 '유니티 플러스' 구독자가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어 매출 20만 달러(약 2억6000만원) 이상을 낸 경우 20만 회 다운로드 이상부터 설치 1건당 20센트의 요금이 부과된다.

유니티가 발표한 새로운 가격정책 기준. 

기업용인 '유니티 프로' 또는 '유니티 엔터프라이즈' 구독자는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총 누적 설치 횟수가 100만 회 이상인 게임부터 건당 적게는 1센트부터 많게는 15센트의 요금이 과금된다.

그동안 유니티는 기업의 매출에 따라 라이선스 비용을 받아왔다. 하지만 다운로드 건수에 대해서는 과금하지 않았다. 유니티 런타임 요금이 부과하는 기준은 게임이 지난 12개월 간 최소 매출기준을 초과하며, 게임이 총 누적 설치 횟수를 초과할 때다.

이 같은 새 가격 정책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인디개발자와 소형게임사들이다. 전세계 인디개발자들의 소형게임사들은 '쇼크'로 받아들여 "인디멸망의 시대가 왔다"는 등 분노와 성토가 이어졌다. 

 

■ "재설치 요금 안받고 소급 적용도 않겠다"

이 같은 허탈감과 분노가 이어지자 유니티는 새 라이선스 가격 정책과 관련, 수정안을 제시하며 하루만에 "재설치 요금 안받겠다. 소급적용도 않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는 역설적으로 시장을 판도를 바꾸는 핵심 정책을 성급하게 그것도 요금제 개편을 들고 나왔다가 전세계 개발자들의 반발을 사면서 '갈팡질팡' 행보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14일 유니티코리아는 후속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가격 인상의 대상은 극소수로 제한되며, 실제로 유니티 고객의 90% 이상은 이번 변동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이 정책에 대한 설명했다.

유니티는 "설치와 수익 모두를 충족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유니티 홈페이지

이와 관련 "영향을 받게 되는 고객은 일반적으로 설치 횟수와 매출 기준을 모두 초과하며 다운로드와 매출을 대규모로 기록한 고객이다. 따라서 아직 많은 수익을 내지 못한 크리에이터에게 청구되는 요금은 없거나 매우 적으며, 많은 수익을 낸 경우라도 수익 대비 합리적인 요금만이 일회성으로 청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설치 횟수와 매출 기준을 모두 초과한 경우, 2024년 1월 1일 이후부터 신규 설치 횟수에만 런타임 요금이 청구된다. 이 요금은 반복하여 청구되지 않는다"며 설치 요금 소급이 없다고 강조했다. 

매출 공유 모델처럼 거듭하여 청구되는 라이선스 로열티와는 다르게, 설치 1건당 단 한 번만 요금이 청구된다는 설명이다. 설치 횟수의 정의와 계산 방식에 대해서도 "설치 횟수와 매출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경우, 모든 기기를 대상으로 2024년 1월 1일 이후의 설치만을 계산하기 시작한다"고 말하며 기준을 제시했다. 

유니티 코리아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런타임 요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고 예시했다.  

△재설치 요금: 재설치 건에는 요금을 청구하지 않는다.

△부정 설치 요금: 부정하게 발생한 설치 횟수에는 요금을 청구하지 않는다. 악의적인 의도로 부정행위나 봇넷을 활용한 설치로 의심될 경우 유니티가 직접 관련 지원을 제공한다. 

△체험판, 사전 플레이 데모, 자동화 설치(DevOps) 요금: 이와 같은 경우 또한 설치 횟수에 가산되지 않는다. 단,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게임은 데모에 포함되지 않는다.

△웹 및 스트리밍 게임: 웹 및 스트리밍 게임도 설치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니티를 통해 히트 게임을 만들면 수익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한 스티븐 토틸로 '액시오스 게이밍'의 저자. 사진=X 캡처

전세계 개발자들이 가장 큰 반발하고 분노한 것 중 하나가 새로운 요금 체제가 아니라 유니티 측이 이미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출시한 개발자들에게 '차후에 수수료를 무는' 새 요금정책을 강요한다는 점이었다. 

이번 수정안 또는 설명으로 이미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출시한 개발자들의 마음이 얼마나 돌아설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새 정책이 "소급적용만 안되었어도 논란이 반이 줄어들었을 것"라는 평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유니티는 새 가격정책 변경해 대해 "90% 이상의 고객은 이번 변경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새 가격정책 철회 가능성은 거의 없다.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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