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전지구 유지' 일부 의견에도 금호강 산책로 조성사업 '강행'

대구=황재윤 기자 2023. 9. 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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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유역환경청, '주민 접근성 우수' 이유로 보전지구에서 친수지구 변경…심의위원 '보전지구 존치 검토' 의견 묵살
금호강 전경/사진제공=대구광역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대구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이하 금호강 산책로 조성사업) 부지에서 법정보호종들이 잇따라 발견됐지만, 개발사업을 강행한 이유가 드러났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정의당, 비례) 의원에 따르면 금호강 산책로 조성사업 사업부지 일대는 2018년까지만 해도 보전지구로 관리되어 왔지만 '주변 주민들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친수지구로 변경됐다.

당시 이 같은 내용의 금호강 하천기본계획 변경을 심의한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보전지구를 친수지구로의 변경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금호강 하천기본계획 변경 과정에 의하면 2018년 국가하천인 금호강 일대는 복원 및 보전지구로 지정돼 있어 하천법상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선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하천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2018년 4월 '대상 토지구역은 주거 밀집지역과 접하고 있어 지역주민의 활용도가 높으며, 전통적으로 체육활동 등의 친수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하천구역'을 이유로 '금호강 하천기본계획(지구지정)' 일부 변경을 추진했다.

총 2,145,085㎡에 달하는 6곳의 금호강 복원·보전지구를 모두 친수(근린친수 )지구로 변경하는 안으로 확인됐다.

6곳 중 대구 동구와 연결되는 보도교(햇살교)가 설치된 NO.61+080~65+260 구간(263,153㎡)은 보전지구, 나머지 5개 구간 1,881,932㎡는 복원지구였다. 현재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구간이 바로 2018년 당시 보전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해당 계획에 대해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 제5분과위원회 심의위원 14명 중 7명이 찬성, 6명이 조건부 찬성을 냈다. 반대 의견은 1명이었지만, 보전지구를 친수지구로 바꾸는 것에 대해선 조건부 찬성 의견을 낸 위원들도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A위원 (조건부 찬성)은 "NO.61+080~65+260 보전지구를 친수지구로의 변경은 재검토 요망"이라는 의견을 냈고, B위원( 조건부 찬성)도 "NO.61+080~65+260 하천 둔치가 넓게 형성된 지역은 하천지구 구분에 있어 복원의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므로 이에 대한 검토가 요구됨"이라고 밝혔다.

C위원 (조건부 찬성)은 "보전지구(NO.61+080~65+260)를 근린친수지구로 변경함에 있어 당초 보전지구 지정 목적을 변경할 만한 사유가 하천의 이용·관리에 있어서 바람직한지 검토 결정 요망"한다고 했고, D위원 (조건부 찬성)은 "기존의 보전지구와 복원지구의 지정기준을 감안하면 하천의 자연성과 생태환경을 고려할 때에, 동일구간을 친수구간으로 변경하는 것은 적정치 않다고 판단됨"이라며 "보전지구의 존치를 검토. 복원지구의 변경근거를 마련"하라고 밝혔다.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E 위원은 "기본 계획에서 보전 혹은 복원으로 설정했던 목적 등과 비교하여 현재 여건의 변화가 구간 변경이 타당하다는 면밀한 분석 자료 제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전지구에 대해 "강의 흐름에 따라 퇴적과 침식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동적구간으로 친수구간 조성보다는 하천환경과 생태적 관점에서 보전이 적절한 구간으로 보전을 전제로 활용하는 계획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나 이러한 검토 내용이 미제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위원들의 우려에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2018년 5월 금호강 하천기본계획(지구지정) 일부 변경안을 고시했다.

이은주 의원은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금호강 보전지구를 오로지 개발 이익을 위해 친수지구로 변경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금이라도 금호강 하천기본계획 전반을 재검토해 무분별하게 지정된 친수지구를 보전지구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황재윤 기자 newsde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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