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따돌림 주도해 퇴학 당한 해군사관학교 신입생도들…소송 냈지만 패소

동기들 사소한 실수에도 폭언 퍼붓고 집단따돌림
퇴학 당하자 불복 소송
A씨 측 “잘못된 언행에 대한 교육 받지 못했다”
법원서 기각…“교육 없어도 당연히 갖춰야 할 인성의 영역"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집단 따돌림을 주도한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을 퇴학 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퇴학 처분을 받은 생도들이 반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1행정부(부장 이정현)는 해군사관학교 전 1학년 생도 2명이 “퇴학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생도들) 측 패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해당 생도들의 비위 행위는 정예 장교를 양성하려는 해군사관학교의 교육목적에 현저히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A씨 등 2명은 지난해 9월 퇴학 처분을 받았다. 해사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8명의 가해자가 4명의 동기 생도들에게 폭언 및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3명은 집단따돌림을 주도했고, 5명은 동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 2명은 퇴학당했고, 나머지는 근신 10주 처분을 받았다.

가해자들은 동기들의 사소한 실수에도 폭언을 퍼붓고, 단체 채팅방에서 사과문 작성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기가 부상으로 인해 훈련을 열외하면 “XX, 폐급 새X들”, “열외할거면 중대에서 나가라”, “너희는 태어나길 잘못 태어났다”고 욕설하는 식이었다. 이러한 폭언은 생활관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졌다.

A씨 등의 폭언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부상을 입었을 때도 훈련을 강행해야 했다. 또한 가해자들은 징계 절차가 시작됐을 때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피해자들에게 “또 찌르러 갔네”, “억제기 없으니까 신났네” 등의 조롱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퇴학 처분에 대해 A씨 등 2명은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며 “불과 한 학기만을 재학한 상태라 잘못된 언행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동안 1학년 생도가 폭언, 집단따돌림으로 퇴학당한 사례는 자신들이 유일하다”며 징계 수위가 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 등의 비위 행위는 모범이 되어야 할 장교로서 자질과 품성에 걸맞지 않다”며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적 품성을 갖춘 정예 장교를 양성하려는 해군사관학교의 교육 목적에 현저하게 위배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어 “A씨 등의 비위사실은 특별히 교육이나 주의를 받지 않더라도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 인성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군사관학교 측에 책임을 미루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끝으로, 재판부는 “A씨 등의 비위 행위로 인해 해군사관학교의 교육 및 훈련이 상당히 저하됐다”며 “피해자들이 호소하는 정신적 피해의 정도도 무겁다”며 퇴학 처분은 정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 측에서 항소하지 않았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