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 신고했다가 무고로 역고소…‘무죄’ 확정됐지만 ‘고통’ 그대로

[KBS 청주] [앵커]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무고로 기소돼 옥살이까지 한 여성이 있습니다.

이 여성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지만 주위의 따가운 시선은 물론 다니던 직장에서도 해고되는 등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보도에 민수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A 씨가 작성한 고소장입니다.

직장동료 B 씨로부터 성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A 씨는 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B 씨로부터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했습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합의하의 성관계를 성범죄로 몰았다며 A 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B 씨를 책망하지 않았고 사건 당일 B 씨와 우호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는 등의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저 5개월 동안 거기(교도소)서 밥 한 끼 못 먹었어요. 제 삶이 모두 무너졌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습니다.

2심 재판부는 A 씨가 허위 사실을 고의로 신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직장 노조 간부에게 사건을 알리고 사건 당시 술에 취했던 점 등을 토대로 무고의 고의성을 증명할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2심의 무죄 선고는 최근 대법원을 거쳐 최종 확정됐습니다.

[박아롱/변호사 :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신고한다는 점에 대해서 고의가 있어야 하거든요. 허위성에 인식이 없는 경우에는 고의가 인정될 수 없어서 무고죄로 처벌될 수가 없습니다."]

2년여 지루한 법정 다툼 끝에 무죄가 입증된 A 씨.

그 과정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직장에서 해고까지 된 A 씨는 현재, 복직과 함께 과거 일상적인 삶으로 되돌아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수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그래픽:박소현

민수아 기자 (msa46@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