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기저귀 보도에 “신상 밝혀라”…도 넘은 ‘신상털기’

[KBS 대전] [앵커]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에게 대변이 묻은 기저귀로 얼굴을 맞은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잇따르는 교권 침해 논란 속에 또다시 신상 폭로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한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에게 변이 묻은 기저귀로 얼굴을 맞았다는 보도가 나간 뒤 온라인에는 학부모의 신상을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난 댓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2살인 자녀를 어린이집 구석에서 홀로 재우는 등 학대 정황이 있었고, 아동학대로 신고한 직후 고소 취하를 요구하며 찾아온 교사에 화가 나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무분별한 신상털기에 어린아이가 노출되는 것은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해당 학부모/음성변조 : "제가 그래서 정신을 잃고 해서는 안 될 기저귀를 던지는 일을 했어요, 그러면 안 됐는데. 지금 다 ○○에 왔고 세종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앞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해 가해 학부모 신상이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된 뒤 2차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건과 관련된 학부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게입니다.

가게 앞에는 쓰레기가 어지럽게 쌓여있고 주변 기물도 부서져 있습니다.

[주변 상인/음성변조 :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비린내 같은 게 되게 많이 났었거든요. 아이들 아니고 어른들도 막 돈을 내고 저한테 와서 '계란 같은 거 판매하느냐'…."]

상호가 같다는 이유로, 또는 같은 동네라 착각하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가게들까지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자녀 얼굴까지 공개되는 등 도를 넘는 신상털기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한솔 기자 (sol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