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의 갑질?' 휘둘리는 황선홍호, 이강인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노릇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은 '에이스'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합류가 늦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 감독은 1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와 (이강인의) 합류 시기에 대해 조율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부상 회복 여부에 대해서도 연락을 주기로 했는데 아직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고 덧붙였다.
PSG는 전날(13일)까지 대한축구협회(KFA)에 이강인의 합류 시점에 대한 입장을 전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강인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한 병역 혜택이 절실한 만큼 출전 의지가 강하지만 구단 측에서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강인의 차출 시기를 두고 PSG 측에서 조건을 내건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이 아시안게임에 조기 차출될 경우 내년 1월 열릴 아시안컵 합류 시점을 늦춰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황 감독은 "PSG에서 본인들이 유리한 입장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A대표팀을 지휘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5일까지 파주 NFC에서 훈련을 소화한 뒤 16일 결전지인 중국 항저우로 떠난다.
이에 황 감독은 "현안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 "협회 내부에서 여러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의) 합류 시점이 조속히 결정돼 대회에 더 매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혹여 이강인이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합류 시점이 빨리 결정돼야 여러 가지 계획을 짤 수 있는데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강인의 합류가 더 늦어질수록 대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조별 예선 한두 경기 전에는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강인이 합류하기 전까지 나머지 선수들로 최대한 버텨야 한다.
간판 공격수 조영욱(24·김천 상무)과 또 다른 '유럽파' 홍현석(24·헨트)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이들은 부담감 대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우려를 덜었다.
조영욱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득점 2위(13골)로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준우승 신화를 이룬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비롯해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 공격을 책임졌던 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3골을 목표로 잡은 조영욱은 "우승을 위해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앞서 대회 2연패를 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 기록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강인의 공백은 팀 워크로 메우겠다는 각오다. 조영욱은 "(이)강인이의 역할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강인이가 없는 경우를 따로 대비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강인이가 들어오면 그에 맞는 플레이를 하겠지만 감독님께서 현재 팀 워크를 강조하신다"면서 "선수들도 그런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인과 포지션이 같은 홍현석의 역할도 중요하다. 중원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홍현석은 "나는 항상 어디서 뛰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중앙 미드필더로서 수비적인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격적인 패스나 공격 포인트 부분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어필했다.
홍현석은 최근 A대표팀에 차출되는 바람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가 늦어졌다. 9월 A매치 2연전 중 지난 8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웨일스와 평가전만 치르고 귀국해 9일부터 팀 훈련을 소화했다.
빡빡한 일정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홍현석은 "A매치와 아시안게임 모두 뛸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형들과 훈련을 하면서 공격 템포와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고 한층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3연패라는 대업을 노리는 가운데 이강인의 합류 지연은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이강인이 없는 동안 조영욱과 홍현석이 빈자리를 말끔히 메울지 지켜볼 일이다.
파주=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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