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10월 운영재개…서울시, “단순 상권 수치로 성급한 결정할 순 없어”

지난1월부터 이달까지 모든 차량 운행 허용
6개월간 영향 분석해 내년 6월 존폐 결정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위치. 서울시청 제공

서울 연세로가 10월 1일부터 승용차가 다닐 수 없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다시 운영된다. 서울시는 6개월간 차량 통제 시 교통, 상권 등 영향을 종합 분석해 내년 6월 최종 운영 방향을 확정한다.

시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정지 기간이 이달 30일 종료됨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재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연세로에는 버스,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자전거만 통행이 허용된다. 택시(오후11∼오전5시)와 사전허가 조업차량(오전 10∼오전 11시, 오후 3∼오후 4시)은 제한적으로 통행할 수 있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삼거리까지 이어지는 550m 거리로, 지난 2014년 1월 서울에서 최초로 보행자·대중교통 전용 공간으로 지정됐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제33조와 같은법 시행령 제14조에 근거해 교통수요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시장이 지정·운용할 수 있다.

시는 지난1월 20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연세로에 모든 차량 운행을 허용하는 일종의 정책 실험 기간을 가졌다. 이 실험을 통해 전용지구 해제가 보행환경, 인근 상권 매출, 교통 흐름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이달 전용지구 운용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기간 일반차량 진입으로 퇴근시간대(오후7시 전후) 통행속도가 다소 감소해 정체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버스 정시성이 악화돼 대중교통 이용객의 불편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행자전용지구로 조성됨에 따라 차도와 보도의 턱이 없는 연세로에서는 차량과 보행자간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권 매출 증가와 관련해 시는 매출증가가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인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홍대입구역 등 유사 대학상권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신촌역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시 관계자는 "인근 대학 학생들이 보행권을 강조하며 차량통행을 반대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상권매출 수치만을 고려하여 전용지구를 섣불리 해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또 시는 차량 통행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주로 공영주차장이 있는 대형상점, 백화점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주차장이 많지 않은 연세로에서 차량 통행이 상권 활성화에 기여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충분한 검증과 시민적 합의 없이 성급히 전용지구를 해제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무책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