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살인 무죄' 남편, 줄이어 승소…보험금만 88억

사진 = 연합뉴스

만삭의 캄보디아 국적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확정 받은 남편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또 승소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판결이 확정될 경우 남편이 받을 보험금은 약 88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편 A씨는 지난 2014년 승합차를 운전하다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임신 7개월의 24살 캄보디아 국적의 아내가 사망했습니다.

이후 A씨는 지난 2014년 사망 보험금 97억 원을 노리고 캄보디아 국적의 만삭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은 2021년 A씨의 보험 사기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그러자 A씨는 보험사 12곳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어제(14일) 서울고등법원은 A씨와 A씨 딸이 우체국보험 즉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A씨와 A씨 딸에게 4억 5,000여 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A씨 측이 청구한 6억 1,000여 만 원을 전액 지급하라고 판단했던 원심에 비해 1억 6,000여 만 원 줄어들었는데, 지난 2008년 7월에 맺은 보험 계약 효력이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당시 보험 설계사는 "아내가 한국말을 못 알아들어서 A씨에게만 내용을 설명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며, 재판부는 "아내가 보험 계약 내용을 이해한 후 진정한 의사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아내의 한국어 능력을 근거로 일부 보험 계약의 효력이 없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아내의 한국어 능력이 충분해 보험 계약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본 시점부터는 A씨의 보험금 청구가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A씨가 다른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도 A씨의 승소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A씨는 삼성화재손해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3억 원 상당의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상황이며, 미래에셋과 라이나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합계 32억 여원의 보험금 청구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승소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한 2억 1,000만 원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는 대법원의 승소 확정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모든 판결이 확정된다면 A씨가 수령할 보험금은 약 88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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