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담임 교체 요구…대법 “교권 침해” 첫 판단
[KBS 전주] [앵커]
대법원이 학부모가 지속해서 담임 교사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건 교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2년 전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판단인데요.
존중받아야 할 교권을 침해한 담임 교체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한 첫 사례입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초등학교.
2천21년 4월, 2학년 담임이던 A 교사는 주의를 줘도 물병으로 소리 내며 수업을 방해한 학생의 이름표를 칠판에 붙이고 청소를 하게 했습니다.
이를 안 학부모는 교사의 행위가 아동학대라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담임 선생님을 바꿔 달라고 반복해 요구하고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습니다.
석 달 만에 열린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만장일치로 학부모가 교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부당한 간섭을 멈춰 달라고 권고했지만, 학부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학교장을 상대로 소송을 건 겁니다.
학부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1심과 달리, 2심 법원은 위원회의 형평성 부족과 교사 행위로 인한 '낙인 효과' 등을 이유로, 담임 교체 요구는 교권 침해로 볼 수 없다며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로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학부모의 담임 교체 요구는 비상적인 상황에서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며, 원고의 행위는 교육 활동 침해에 해당하는 '반복적인 부당한 간섭'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부모의 의견 제시는 헌법이 보장한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교사 재량과 판단에 따른 정당한 교육 활동을 이처럼 간섭할 경우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사 A 씨는 앞서 학부모의 고소로 받게 된 아동학대 혐의 관련 기소유예 처분을 벗기 위해 헌법소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사 A 씨/음성변조 : "이런 일 발생하면 도와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불똥이 튈까 봐. 답답하고 괴로운 나날입니다."]
전북교총은 성명을 통해 무분별한 담임 교체 요구는 교권뿐 아닌 학생 학습권도 침해하는 행위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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