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만나주면 불 지르겠다" 국선변호인 스토킹한 40대

자기 사건 맡았던 국선변호인에 15차례 문자 보내고 전화
실인미수 혐의 재판 받을때 호의 오해해
플라스틱 통과 라이터 들고 사무실 찾아가 협박
대법, 징역 5년 확정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자신의 사건을 맡았던 국선변호인을 스토킹하고 사무실로 찾아가 "안 만나주면 불을 지른다"며 협박한 40대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스토킹처벌법·특수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자신의 형사사건 국선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하는 등 15차례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4년 자신이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국선 변호를 맡은 피해자가 보인 호의를 오해해 이성으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형기를 마친고 출소한 지난 3월 이후 변호사가 끝내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경유가 든 플라스틱 통과 라이터를 들고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가 "12시까지 사무실로 오지 않는다면 사무실에 불을 지를 것"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1심과 2심은 A씨의 업무방해, 스토킹,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는 인정,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일반건조물방화예비 혐의는 무죄 판단했다. 실제로 불을 지를 의도는 없었고 피해자에게 겁을 주려고 했을 뿐이라는 주장을 법원은 받아들였다.

1심은 "A씨는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게 겁만 주려고 했지 불을 지르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며 방화 목적을 추단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방화의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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